경업금지의무, 위반 시 처벌되나? 노동전문변호사 “까다로운 요건 적용돼, 꼼꼼히 살펴야”
근로자는 근로계약이 존속되는 한, 회사에 대해 경업금지의무를 지게 된다. 이는 근로계약에 부수적으로 따르는 충실 의무나 신의칙상 의무에 기해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계약이 종료된 후에는 기대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업무를 통해 알게 된 영업비밀이나 영업에 관련된 중요한 사항을 근로자가 퇴직한 후 누출하거나 이용하여 회사에 피해를 주는 경우가 적지 않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근로자와 경업금지약정을 체결하곤 한다.
경업금지약정 또는 전직금지약정은 대개 근로자가 퇴직을 할 때 ‘퇴사후 회사의 비밀을 보호하고 경쟁업체에 취업하거나 경쟁업체를 설립, 운영하지 않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할 경우 어떠한 처벌을 받게 될지 위약벌 등을 규정하는 내용도 빠지지 않는다.
문제는 이러한 약정을 통해 경업금지의무를 지나칠 정도로 과도하게 요구할 때 발생한다. 사람은 누구나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직업 선택의 자유와 근로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데 경업금지의무로 인해 이러한 기본권이 침해되거나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업금지약정은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며, 이를 위반한 약정은 무효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경업금지의무를 위반한다 하더라도 그 책임을 묻기 어렵다.
대법원은 이와 관련된 판례를 통해 경업금지약정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 △근로자의 퇴직 전 지위 및 직무 내용 △전직 제한의 기간과 장소 △근로자에 대한 대가의 제공 여부 △근로자의 퇴직 경위 △공공의 이익 및 기타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 때 말하는 보호할 가치가 있는 사용자의 이익이란 반드시 법령 하에서 인정되는 영업비밀이나 산업 비밀이 아니라 하더라도 해당 사용자가 가지고 있는 지식 또는 정보로서 근로자와 이를 제3자에게 누설하지 않기로 약정한 것이면 해당한다고 본다. 고객 관계나 영업상 신용의 유지 등도 포함되는 개념이다.
법무법인YK 노사공감 이민우 노동전문변호사는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자가 경업금지의무를 쉽게 저버리지 않도록 강도 높은 처벌이나 규제를 가하고 싶겠지만 지나친 조건을 내건다면 오히려 불리한 판결을 얻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내용의 약정을 체결하고자 할 때에는 법원의 태도를 분명히 파악하여 적정선을 찾아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기사 링크 : http://www.audioht.co.kr/news/articleView.html?idxno=152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