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유지협약(NDA계약서)의 효과, “형태·양식 아니라 실질적인 내용에 달려있다”
최근 영업비밀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서도 NDA계약서를 통해 영업비밀을 사전에 보호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Non Disclosure Agreement, 즉 비밀유지협약을 의미하는 NDA계약서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영업비밀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에서 서로 비밀을 지킬 것을 약소하는 기초 문서다.
NDA계약서는 한 번이라도 유출되면 실질적으로 이를 회수할 수 없고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영업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기본적인 조치다. 하지만 계약서의 명칭이나 형태만 대강 살펴보고 실질적인 내용을 꼼꼼하게 검토하지 않을 경우, 추후 분쟁이 발생했을 때 큰 도움이 되지 못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비밀유지협약을 체결할 때에는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의 범위와 해당 정보의 사용 용도를 정하게 된다. 만일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이라면 가급적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사용 용도 또한 가능한 한 좁게 규정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주의할 점은 계약을 체결한 후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제공할 때에는 객관적으로 그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표시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NDA계약서에는 ‘비밀 정보임을 표시한 경우에 한하여 영업비밀로 취급한다’고 규정하기 때문이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영업비밀이란 공공연히 알려져 있지 않고 독립된 경제적 가치를 지닌 것으로 합리적인 노력에 의해 비밀로 유지된 생산방법, 판매방법 또는 그 밖에 영업활동에 유용한 기술상·경영상 정보다. 따라서 비밀유지협약에도 정보를 제공 받는 회사가 영업비밀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보를 관리해야 하는지 규정해야 한다.
영업비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 등을 창출할 때에는 그로 인해 파생되는 권리가 누구의 소유인지 명시해야 한다. 또한 비밀유지 의무를 위반했을 때 이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내용도 포함시켜야 한다. 정보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손해배상액을 무조건 크게 정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친 수준의 배상액은 추후 분쟁을 통해 감액될 수 있기 때문에 정보의 구체적인 가치와 억제 효과 등을 고려해 적절한 수준으로 설정해야 한다.
비밀유지협약은 기업이 상호 신뢰를 지키기 위해 가장 기초적인 문서이지만 대개 투자를 이끌어내야 하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에서는 NDA계약서를 먼저 내밀거나 상대방이 제시한 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보기 쉽지 않다. 그러나 노파심이나 안일함으로 인해 기업의 핵심 가치인 영업비밀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애써 세운 회사를 통째로 잃게 될 수 있으므로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비밀 정보를 철저히 보호하고 아이디어 도용을 예방해야 한다.
도움말: 법무법인YK 기업법무그룹 유상배 지적재산권법전문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