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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 "아청음란물소지, 호기심이라는 말로 혐의 벗기 어려워"
텔레그램을 이용해 성 착취물을 제작·유포한 이른바 'N번방' 사건의 핵심 용의자들이 속속 붙잡히면서 수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경찰은 이들 대화방에 참여했던 '단순 시청자' 또한 아청음란물소지 등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아청음란물소지는 불법촬영 등 다른 디지털 성범죄에 비하면 다소 생소한 범죄다. 아청법은 아동청소년이나 아동청소년으로 식별할 수 있는 인물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이라 하고 이를 제작·유포하거나 소지한 경우에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아청음란물소지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법무법인YK 서정빈 형사전문변호사는 "성인이 등장하는 단순한 음란물은 소지해도 처벌조항이 없지만 아동청소년을 더욱 강력하게 보호하기 위해 아청음란물소지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고 있다. 영상에 실제 인물이 아니라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는 경우라 해도 사회평균인의 시각에서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임을 명백하게 인식할 수 있다면 아청음란물소지가 성립할 정도로 엄중한 혐의이기 때문에 실제로 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물을 소지했다면 무거운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아무리 아청음란물소지죄 규정이 있다 해도 단순히 시청한 경우라면 처벌할 수 없다. 그러나 텔레그램은 메신저의 특성상 대화방에 올라온 영상이나 사진이 자동으로 저장되는 기능이 있어 별도로 설정을 변경하지 않았다면 스마트폰 등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저장되어 아청음란물소지가 성립할 수 있다.
또한 N번방 등에서 게재되었던 성 착취물이 다른 대화방이나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유포,판매가 이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아청음란물소지로 처벌될 수 있는 범위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서정빈 형사전문변호사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그 어떤 성범죄보다 죄질이 나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를 단순한 실수나 오해, 호기심 등으로 치부해선 안 된다. 수사기관이 최후의 1인까지 색출해 처벌할 것이라는 방침을 분명히 세우고 있는 N번방 사건을 계기로 아청음란물소지에 대한 처벌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변명으로 일관하기 보다는 변호사의 조력을 구하여 문제를 적극적으로 타개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