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상표도용 사건, 상표법 위반 대응하려면?[유상배 변호사의 상표권과 법]
상표권의 가치가 날로 중요해지고 있다.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나 유명 캐릭터가 연이어 상표도용 문제로 몸살을 앓는가 하면 전국에 수백 개의 지점을 운영하고 있던 유명 프랜차이즈 음식점은 상표도용 후 어쩔 수 없이 브랜드명을 변경, 매출이 급감하며 고사의 위기에 놓인 경우도 있다. 동업관계의 사업주가 다른 사업주 몰래 상표를 단독으로 출원해 등록을 받거나 미처 상표권을 획득하지 못한 실수를 기회로 삼아 부당이득을 취하고자 상표를 출원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표도용이 발생하고 있다.
상표권 보호는 상표등록부터 시작한다. 법무법인YK 기업법무그룹 유상배 변호사는 “상표권을 보호받으려면 상표 출원단계에서부터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신의 브랜드를 상표권으로 등록할 수 있는지, 실제로 상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표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상표등록이 된다 해도 별도의 식별력 등을 인정받지 못한다면 상표권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할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권리범위에 대해 꼼꼼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상표법위반이 의심되는 경우, 유사 상표가 등록을 마치기 전 정보제공이나 정보제출 과정을 통해 상표권 보호에 나설 수 있다. 특허청장이나 특허심판원장에게 상표등록출원된 상표에 거절 이유가 있다는 취지의 자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심사관이 해당 자료에 구속되어 판단해야 하는 의무는 없으므로 상표등록을 반려해야만 하는 사유를 증거를 통해 세심하게 입증해야 한다.
만일 이 단계를 놓쳐 상표에 대해 출원공고가 된 상황이라면 출원공고일로부터 2개월 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 때에도 증거자료를 함께 첨부하여야 하는데, 이미 출원단계에서 거절 이유가 없다고 결정이 되어 출원공고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단순한 정보제공보다 훨씬 더 까다로운 심사가 이루어진다.
유상배 변호사는 “정보제출이나 이의신청 등은 상표권등록이 된 이후 다투는 과정에 비해 간편하다고 볼 수 있지만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결국 취소심판이나 무효심판 등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표권을 등록한 상황이라면 주기적으로 유사상표 출원, 등록의 위험성이 없는지 알아보고 선제적 대응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만일 정보제출이나 이의신청 또는 상표법위반 분쟁이 시작되었다면 어떤 내용을 쟁점으로 부각해야 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유 변호사는 “사건별로 세부적인 내용이 달라지기는 하지만, 상표의 유사성 판단과 선사용권 주장, 상표적 사용 여부 등을 중심으로 논리를 전개해나가는 것이 좋다. 상표의 유사성은 상표 전체가 아니라 일부를 분리하여 판단할 수도 있고 일반수요자를 기준으로 얼마나 유사하게 느끼는지, 식별력이 확실히 있는지 등을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선사용권은 주로 소송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쟁점으로 별도의 부정경쟁 목적이 없이 상표출원 전부터 사용해왔다는 점을 입증하여 인정받을 수 있다. 상호를 얼마나 변경했는지, 수요자에게 인식이 되어 있는지 등을 주장해야 한다. 또한 유사성이 인정된다 해도 상표적사용이 아니라면 상표도용이라 할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용 방법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유상배 변호사는 “상표법위반 문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 사용자까지 연루되어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자신의 상표권을 지키고 2차, 3차 피해를 방지하고 싶다면 평상시 상표권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조처에 대해 알아두고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신속하게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법무법인YK
민강인 기자 kdf@kdf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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