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변호사가 말하는 이혼소송의 제척기간
배우자가 바람을 피웠다면 언제든 이혼 청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상대방이 부정행위를 했다 하여 언제나 이혼청구권이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민법 제841조는 “다른 일방이 (부정행위에 대하여) 사전동의나 사후용서를 한 때 또는 이를 안 날로부터 6월, 그 사유 있은 날로부터 2년을 경과한 때에는 이혼을 청구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우리 법은 혼인관계가 쉽게 해소되는 것을 방지하여 혼인생활의 안정을 보호하고자 배우자가 부정행위를 한 경우에도 일정한 기간 동안에만 이혼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제한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기간을 법률용어로는 이혼소송의 ‘제척기간’이라 한다.
예컨대 배우자가 외도를 한 경우, 외도를 이유로 이혼 청구를 하려면 그가 외도를 한지 2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 해야 한다. 다만 제척기간이 지났어도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는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제척기간이 지났다고 하여도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있다. 우선 현재까지 부정행위가 지속 중인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부정행위가 지속되고 있으나 증거가 없어 제척기간이 도과한 것과 같은 외양이 있는 경우 사실조회신청 등 합법적인 증거수집 수단을 이용하여 상대방의 부정행위를 입증할 수 있다.
이에 더하여 다른 이혼 사유들을 주장, 입증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한편 우리 법원은 부정행위 이후 배우자의 무심한 태도 역시 이혼사유로 고려하고 있다. 부정행위를 한 배우자는 상대 배우자의 상처를 돌봐줘야 할 ‘의무’가 있다. 아무리 제척기간이 지났다 한들 배우자의 무심한 태도로 상처가 더 깊어졌다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 등을 이유로 이혼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오랜 시간을 함께 한 반려자와 갈라서는 것은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렇기에 법이 정한 2년의 시간은 그 결정의 무게에 비해 가벼울지 모른다. 하지만 새로운 출발을 원한다면 적절한 때 결단을 내려야 한다. 혹시 늦었다면, 당황하지 말고 법률전문가를 찾아 자신의 상황에 맞는 소송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