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성범죄 중 하나인 강제추행은 폭행 또는 협박을 이용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신체접촉 행위를 할 때 성립한다. 형법은 강제추행에 대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토록 정하고 있다.

그런데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다른 법에 따라 가중처벌이 가능하다. 군형법은 군인강제추행의 죄목을 규정하여,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했다. 군인강제추행은 강제추행의 가해자도 피해자도 모두 군인일 때 인정된다. 

군형법이 군인강제추행을 일반적인 강제추행보다 엄중히 처벌코자 하는 것은 상명하복이 엄격하게 자리잡은 군대 내부의 특성을 고려한 처사다. 계급과 명령이 우선시 되는 군대 내에서 상급자의 부적절한 행위를 하급자가 대놓고 거절하기는 쉽지 않은 데다가, 사생활이 존재하지 않고 공동 생활을 해야 하는 군의 특성상 성범죄가 발생하고 그 소문이 퍼지기라도 하면 피해자가 받을 고통이 증대되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피해자가 피해를 입더라도 사회적인 비난 등이 두려워 혼자 감내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 군대 내 인권문제나 성범죄 문제에 대해 엄중히 처벌하려는 기조가 이어지면서 용기를 내 사건을 고발하고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는 피해자가 많아지고 있다. 군인강제추행 피의자가 현역 군인이라면 군검찰에 의해, 민간인 신분이 되었다면 검찰에 의해 수사가 지속되기 때문에 전역을 한다고 해서 군인강제추행으로부터 자유로워지지 않는다. 

타인에게 성적 수치심을 안겨준 행위는 엄중한 법의 처벌을 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군인강제추행은 벌금형이 없이 오직 징역형만 법정형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경미한 신체접촉임에도 불구하고 중한 범행과 크게 다를 바 없이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수 있어 다소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동성끼리 발생한 군인강제추행 혐의에 연루되면 사회적으로 입게 되는 타격이 심각하기 때문에 조금의 억울함도 남기지 않으려면 더욱 신중한 자세로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 

어떤 행위가 추행이라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켜야 하고 선량한 도덕 관념에 반하는 행위로서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또 모두가 지켜보는 공개된 장소에서 특별히 성적 의도가 없이 행해진 행위라면 이러한 사정을 참작하여 고려해야 한다. 

군인강제추행 혐의에 연루되면 그에 따르는 형사적 책임도 무겁지만 군인의 품위를 손상시켰다는 사유로 받게 되는 징계처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불명예스럽게 군복을 벗게 될 수 있으므로 개인의 판단과 생각대로 움직이지 말고 군인강제추행 등 군인성범죄에 대한 식견이 탁월하고 많은 해결 경험을 지닌 변호인의 조력을 구하여야 한다. 운신의 폭이 제한된 군인의 사정을 충분히 헤아릴 수 있으며 독특한 군대 내 사법체계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변호인의 도움을 처음부터 받는다면 잘잘못을 명백히 따져 책임소재를 확실히 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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