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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이혼소송에서 주된 혼인파탄 책임과 위자료
이혼 소송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바로 재판상 이혼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따져보는 일일 것이다. 재판상 이혼사유는 민법 제840조에 규정되어 있고, 이혼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따진다는 것은 동조에 열거된 재판상 이혼원인 6가지의 존부를 가린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최근 결혼 전 남편과의 금연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아내가 계속해서 담배를 피운다면 이혼사유에 해당한다는 하급심 판결이 있어 논란이 된 바 있다. A씨는 B씨에게 혼인을 전제로 금연을 요구하였고, B씨는 금연을 약속하고 결혼하여 아이까지 출산했다. 하지만 B씨는 모유 수유를 중단할 무렵부터 다시 흡연을 시작했고, A씨가 이 사실을 알게 되어 B씨는 다시 금연을 약속했다.
그런데 B씨는 둘째 출산계획을 세우면서 남편 A씨의 유흥업소 출입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남편에 대한 서운함에 다시 흡연을 시작하였다. A씨는 B씨의 흡연 사실을 한번 더 알게 되었고, 이 일로 크게 싸워 결국 이혼소송까지 진행하였다.
본 사안에서는 원고와 피고의 혼인기간 중 피고의 계속된 흡연으로 인한 갈등이 이혼사유가 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고, 법원은 민법 제840조 제6호 이혼사유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였다.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도 지급해야 할까.
법원은 혼인 파탄의 책임은 A씨와 B씨 모두에게 동등하게 있다고 보아 위자료 청구는 기각하였다.
법원은 “혼인관계 파탄의 책임은, 원고 스스로는 금연을 하지 않으면서 피고에게만 일방적으로 자신의 기준을 강요하고, 피고의 흡연을 비난하기만 했을 뿐 피고를 이해하려는 노력에는 인색했던 원고와, 금연약속을 여러차례 불이행했고, 부부상담 중에도 원고와의 약속을 불이행해 관계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으며 부부관계가 악화된 주된 원인이 피고의 약속불이행으로 인한 신뢰 상실에 있음에도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직시하지 않은 피고 모두에게 있다고 할 것이고, 그 책임의 정도 또한 대등하다”고 판시하였다.
이혼 사유가 인정된다고 하여 위자료 지급의무가 자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위자료는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혼인관계 파탄의 주된 책임을 따져보아야 한다.
시작만큼이나 끝도 중요하다. 아름다운 이별이란 목표는 현실에서는 요원하기만 하다. 이혼 소송에서는 혼인사유뿐 아니라 주된 혼인 파탄의 책임 등을 세세하게 가리게 되기 때문에 서로의 치부를 다 드러내야 하며, 그 과정에서 또 다른 상처를 받기도 하고, 그나마 있던 정마저 떨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법률전문가의 상담이나 도움을 받는다면 억울한 결과를 방지할 수 있고, 최적의 결과를 모색할 수도 있다. 아름다운 이별까지는 안 되더라도 후회 없는 이별은 될 수 있는 것이다.
강예리 변호사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