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휘두른 ‘사랑의 매’, 아동복지법위반으로 처벌 가능해
지난 한 해 동안 아동학대 행위로 112에 신고가 접수된 사건만 해도 1만 2853건으로 이 중 피해 아동이 사망에 이른 사건이 28건에 이른다. 아동을 보살피는 보육교사나 운동지도자, 시설 관계자가 아동학대를 저지르는 경우도 많지만 80% 정도의 아동복지법위반 행위는 부모 등 양육자에 의해 벌어진다.
주기적으로 아동학대 방지 교육을 실시하는 보육시설, 교육시설과 달리 가정 내에서는 이러한 교육을 실시하기 어렵고 부모에게 관련 교육을 강제할 방법도 없다. 게다가 아무 이유 없이 자녀를 폭행하는 것은 당연히 아동복지법위반이지만 아이가 잘못했을 때 이에 대해 징계로서 체벌을 하는 것이 무슨 잘못이냐는 인식을 가진 경우도 있다.
그러나 유앤파트너스 이준혁 경찰출신 변호사는 “자녀를 훈육하기 위한 체벌 역시 아동복지법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이준혁 변호사는 “일명 ‘사랑의 매’라고 불리는 훈육 목적의 체벌은 아이들을 바르게 키우기 위해 부모로서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인식되어 있으나 법적으로는 폭행죄 내지는 아동학대 행위로 처벌이 가능하다. 체벌 행위는 민법상 부모의 ‘징계권’에 포함된다고 판단하여 위법성을 조각하곤 했으나 정부가 해당 조항의 삭제 및 개정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처벌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아동의 신체적, 정신적 발달을 저해하는 행위는 모두 아동학대로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법원의 판례에서도 훈육 목적으로 체벌을 가했다고 주장했으나 아동학대가 인정되어 처벌로 이어진 사건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씨는 새벽 2시까지 초등학생 딸이 잠들지 않고 휴대전화를 이용하자 화가 난 나머지 딸의 뺨을 1대 때린 후 대나무 회초리를 이용해 전신을 6-70 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상처를 입혔다. B씨는 방을 치우라는 지적에 아들이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말대꾸를 하자 아들의 머리를 주먹으로 대여섯 차례 때린 후 화장대 다리를 뽑아 휘두르며 위협한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A씨와 B씨는 각각 자녀를 훈육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며 선처를 호소했으나 재판부에서는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은 신체적, 정신적 피해가 중하다고 판단하여 아동복지법 위반을 인정하고 A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B씨에게는 벌금 200만원형을 선고했다.
이준혁 변호사는 “심각한 아동학대 범죄가 이어지면서 아무리 사소한 체벌이라도 용인해서는 안 된다는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 국회, 법원까지 앞장 서서 가정 내 체벌을 아동학대 혐의로 엄중히 다스리는 상황에서 정당한 훈육과 아동학대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져 관련 혐의에 연루되었다면 즉시 변호사와 상담하고 자신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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