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의료사고, 손해배상소송 이길 수 있을까?∙∙∙의료전문변호사에 따르면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의료사고 손해배상소송 1천건 중 신청인(환자)가 전부승소한 사건은 단 11건에 불과하다. 이길 확률이 단 1% 안팎이라는 것.
위 수치를 보면 환자들이 수술의료사고로 소송을 제기해도 이기기 쉽지 않다는 점을 알 수 있는데, 얼마 전 수술을 주도한 의료진에게 80% 비율의 과실을 인정한 판결이 나와 이목을 끈다.
해당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년 전, 취업준비생이던 A씨는 안면윤곽수술을 결심했으나, 수술 중 과다출혈로 의식을 잃은 뒤 49일만에 사망했다. A씨 유족은 신체 건강한 A씨가 사망한 것에 대해 의문을 품고 수술실 CCTV를 확인했다. CCTV 영상에는 성형외과 원장을 포함한 의료진이 수술 후 곧바로 수술실을 빠져나가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A씨 유족은, 수술 중 대량출혈이 발생하였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의료진에게 잘못이 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유족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는 “의료진에게 지혈 및 수혈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주의의무 위반 문제가 있고, 수술 전 수술에 대한 위험성을 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라고 설명하며 병원이 유족에게 4억 3천여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의료진의 과실비율을 높게 결정한 이번 판결은 매우 이례적이라는 평이 많다. 현실적으로 이번 사건처럼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가 환자에게 유리하게 나올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 관련 내용을 YK법률사무소 김범한 의료전문변호사에게 들어봤다.
먼저, 김변호사는 “의료인의 과실로 의료사고 피해를 입은 환자 측에서는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지식과 경험이 부족한 일반인들은 합리적인 수준의 배상을 받는 것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는, “A씨의 사건에서는 의료진에게 80%의 의료과실이 인정됐다. A씨의 유족이 A씨의 사망에 대해 의구심을 품고 수술실 CCTV를 빠르게 확보한 덕에 의료진의 과실을 입증하는 것이 가능했다. 다만, 병원 수술실 안에 CCTV가 설치된 곳은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에, 중요 증거영상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의료사고 입증이 어려울 수도 있다.”라며, “의료소송을 제기하고 싶다면 대응 원칙대로 소송을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컨대, ▲의무기록지(외래기록, 응급실기록, 수술기록, 마취기록, 경과기록 등) 확보, ▲의료사고 장소에 설치된 CCTV영상 확보, ▲의료진과의 대화 내용 녹취록 확보 등이 그것이다. 의료진의 과실로 수술 중 의료사고가 발생했다면 환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과실입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증거확보 여부에 따라 소송결과의 판가름이 날 것이다.”라고 핵심내용을 정리했다.
이처럼 김범한 의료전문변호사는 수술의료사고로 손해배상소송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증거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수술을 맡은 의료진이 성실히 의료서비스를 제공했다면 의료진에게 과실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소송 준비 전 소송의 실효성을 확인하기 위해 변호사와 상담을 먼저 해볼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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