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업무방해’ 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의 차이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
포털사이트에서 경쟁업체의 광고 사이트를 무단으로 클릭하여 광고비를 소모하게 한다면 형법상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광고주가 특정 키워드를 지정하여 사이트를 등록하면 소비자들이 키워드를 검색할 시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사이트 순서대로 상단 검색 순서에 노출되는 광고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해당 사이트를 클릭할 때마다 광고주의 광고비용이 소진되는 시스템이다. A 씨는 자택에서 경쟁업체인 B 사업체의 광고 사이트를 무려 600번이나 고의적으로 클릭하는 행위를 하다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단독 이광헌 판사는 A 씨에게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 혐의를 적용시켜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2017 고정 3459).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는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포털사이트의 연관 검색어를 조작하는 등의 행위를 하는 광고회사에서도 주의가 요구되는 범죄다. 매크로는 자주 사용하는 명령어를 묶어 자동클릭 해주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최근 유명 정치인이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 댓글 조작, 여론 조작 혐의를 받아 매크로는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온라인 댓글조작 등 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 형법 제 314조 2항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적용된다. 형법 314조 2항에 따르면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해 업무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그렇다면 일반 ‘업무방해죄’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업무방해죄는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할 때 성립하는 범죄다. 이를테면 타인의 영업장에서 난동을 부리거나 악의를 가지고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등의 행위는 ‘업무방해죄’에서 이야기하는 위력에 해당이 된다. 둘의 처벌수위는 동일하다. 반면 컴퓨터나 전자기기를 통해 이루어지는 업무방해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적용된다. 인터넷 보급이 확산되며 컴퓨터와 관련된 새로운 유형의 업무방해죄가 등장한 것이다.
YK법률사무소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최근 온라인 상의 홍보경쟁이 치열해지며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바이럴 마케팅 회사들이 많아졌다.” 며 “불법 프로그램을 이용한 광고행위는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죄가 성립될 뿐 아니라 민법상 불법행위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강변호사는 “실제 대법원 판례에서는 정보처리에 장애를 발생하게 하여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발생한 이상, 실제로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판시한 바가 있다. 때문에 혐의를 받게 되면 바로 형사전문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혐의보다 과한 처벌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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