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치상죄, 쟁점은 상해의 인정 여부다
강간치상죄는 강간이나 강간미수를 범하는 과정에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 성립하는 범죄다. 강간에 비해 죄질이 중하기 때문에 처벌 또한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으로 가중된다. 따라서 강간치상죄의 성립에 대해 다툴 때 가장 중요한 쟁점은 ‘상해’를 입었는지 여부이다. 이 때 상해의 개념은 일상생활에서 생각하는 상처와는 다르다. 강간치상죄에서 일컫는 상해는 피해자의 건강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어 생활기능에 장애를 초래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늘날 법원은 상해를 인정하는 데 상당히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으므로 신체적으로 상처를 입었다고 해서 무조건 상해로 인정되지는 않는다. 한 여성을 강간하려다가 미수에 그쳤으나 그 과정에서 여성의 목과 가슴에 멍이 생기도록 하여 강간치상죄로 기소된 남성에 대해 법원은 강간미수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상해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YK법률사무소 최고다 형사전문변호사는 “법원은 멍이 들거나 찰과상을 입었더라도 그 상처가 지극히 경미하여 굳이 치료할 필요가 없고,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으며 시일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유될 수 있는 정도일 때에는 상해로 보지 않고 있다. 경미한 상처까지 모두 상해로 처리할 경우 실제 혐의에 비해 과도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상해를 엄격하게 판단하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법원은 규범적인 요소까지 종합하여 상해 여부를 판단하므로 단순히 상처의 크기만 가지고 상해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최고다 형사전문변호사의 조언이다.
실제로 법원은 강간을 하기 위해 피해자를 억압하는 과정에서 주먹으로 피해자의 얼굴과 머리를 때려 피해자가 코피를 흘리게 만들고 콧등을 붓도록 한 사건에서 피해자가 치료를 받지 않더라도 생활에 지장이 없고 자연적으로 치료될 수 있는 상태라 하더라도 상해를 인정한 바 있다. 건전한 상식에 비추어 봤을 때 상해로 인정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고다 형사전문변호사는 “강간치상죄에서 상해 여부를 따지는 것은 전문가들에게도 까다로운 부분”이라면서 “신체적 손상을 중점적으로 다뤘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 법원은 약물로 인해 정신을 잃거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앓는 경우에도 상해를 인정하는 편이다. 강간치상죄의 성립요건은 점점 더 확대되는 추세이므로 문제에 연루되었다면 반드시 변호사와 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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