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투자금 손실과 사기죄에 대하여
[스페셜경제=전형환 변호사]사업을 하다 보면 한 개인이나 한 회사가 가진 자금만으로는 일을 진행하기에 부족한 경우가 있다.
이럴 때 보통 투자자를 모집해, 사업의 성격과 전망 그리고 성공 시 얻을 수 있는 이득 등에 대해 설명하고, 투자자들에게서 투자를 받아 좀 더 자금을 마련한 뒤 사업을 진행시키는 것이 대부분의 케이스이다.
이렇게 여러 사람들에게서 투자를 받아 사업을 진행해, 다행히 사업이 잘 되어서 투자를 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투자자들 또한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사업이 실패할 경우 많은 사람들이 손실을 보게 된다.
이러한 결과가 나왔을 때 서로 책임을 돌리거나 탓을 하는 경우도 있거니와, 나아가서는 투자를 한 투자자들이 투자를 받은 사람을 사기죄 등으로 형사 고소를 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하지만 투자를 받아 사업을 하다가 실패했다는 사유만으로 반드시 사기죄의 처벌을 받는 것은 아니다.
형법상 사기죄는 사람을 기망해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였을 때 성립하며, 대법원은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변제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을 기망해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얻을 것을 사기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으로 판시하고 있다.
즉 위에서 살펴본 사업에의 투자에 이를 적용해 본다면, 사업이 너무나 허황되어 실현가능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짐짓 사업이 잘 될 것처럼 속여 투자자들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또는 사업이 잘 되어 이득이 발생될 것이 예견되더라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전혀 돌려줄 생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짓으로 이를 속여 투자를 받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경우는 분명히 사기죄에 해당하며 형사처벌을 받아야 하는 케이스에 속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신중한 판단에 의해 사업 계획을 짜고, 성실하게 일을 진행시켜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안타깝게도 사업이 잘 되지 않았다면, 위에서 본 변제의 의사가 없거나 변제의 능력이 없이 상대방에게서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한편으로 투자라는 행위의 속성상, 투자자 또한 어느 정도는 실패의 리스크를 감수해야 하는 것이 본질이기에 투자가 실패하였다고 해 투자를 받은 사람에게 모든 책임을 돌리는 것 또한 옳은 일이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안타깝게도 돈을 많이 잃게 되었다는 울분과 감정에 상대방을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고, 그 때문에 법정 싸움까지 가게 되어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투자를 받는 사람이라면, 추후에 만약 사업이 잘 되지 않을 경우의 법적 책임에 대한 대비, 특히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자신이 형사 고소를 당할 경우에 대해 미리 생각을 해 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이 상대방에게서 교부받는 돈이 투자금의 성격을 띤 돈이라는 점을 명확히 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 두는 것이 좋을 것이며, 나아가 사업을 어떻게 어떤 단계를 통해 진행해 왔고 자신이 그 진행에 있어 나름대로 성실하게 임했다는 점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들도 잘 준비해 놓을 필요가 있다.
비록 안타까운 사정이 발생해 사업이 잘 되지 않거나 실패할지언정, 사기 범죄자로 몰려 형사처벌까지 받게 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