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앤파트너스 신승희 파트너 변호사
상대적으로 보안이 취약한 1인 가구가 늘어나며 주거침입 범죄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다양한 범죄 피해 가운데서도 주거침입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귀가 하는 사람의 뒤를 밟아 주거에 침입하려 하거나 갑자기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며 거주자의 불안감을 조성하는 범죄가 발생하여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모두가 잠든 한밤 중에 발생하는 야간주거침입은 피해자의 공포를 극대화할 뿐만 아니라 절도나 성범죄 등 2차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더욱 위험하다.
야간주거침입은 일몰 후 일출 전 발생하는 주거침입 범죄를 말한다. 주거침입이라고 하면 주로 주택만 떠올리곤 하지만 사람이 주거, 관리하는 건조물은 물론 선박이나 항공기, 심지어 점유하고 있는 방실까지 법률의 보호를 받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이 아니라 잠시 머물게 된 숙박업소의 방이나 캠핑장의 텐트, 카라반 등 캠핑카에 대해서도 주거침입이 인정된다.
주거침입 범죄는 서로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에서도 발생하지만 평소 집을 드나들 정도로 친밀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되기도 한다. 연인이나 지인 사이에 다툼이 생겨 상대방의 집을 찾아갔다가 주거침입으로 신고를 당해 조사를 받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아무리 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해당 거주지에 공동으로 살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거주자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함부로 들어간 이상 주거침입으로 처벌될 수 있다.
또한 주거침입은 주거의 평온과 안녕을 해치는 범죄이기 때문에 굳이 몸 전체가 거주지 안에 전부 들어가지 않아도 성립할 수 있다. 실제로 판례에 따르면 몸의 일부가 현관문 안쪽으로 들어갔거나 외부에서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리고 초인종을 누르는 행위만 하더라도 주거의 평온을 깨트린 것으로 보아 주거침입 혐의를 인정하기도 했다.
아파트나 빌라처럼 공동주택이 늘어난 오늘 날, 술에 취해 엉뚱한 집을 찾아가 문을 두드리거나 도어락을 풀기 위해 애쓰는 실수가 종종 발생하는데 만일 거주자가 그 의도를 오해한다면 주거침입으로 처벌에 이를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야간주거침입은 기본적으로 주거침입으로 보아 처벌하지만 만일 정황상 절도나 강간과 같이 다른 범죄의 의도가 확인된다면 야간주거침입절도나 특수강도강간 등의 혐의가 인정되어 처벌이 대폭 가중된다. 주거침입에 대한 처벌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인데 비해 야간주거침입절도는 10년 이하의 징역, 특수강도강간은 무기징역이나 7년 이상의 징역으로 매우 무겁기 때문에 이러한 혐의를 결코 가볍게 여겨선 안 된다.
유앤파트너스 신승희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수강도강간이나 야간주거침입절도는 야간주거침입이 발생한 시점부터 이미 범행의 실행의 착수가 있었다고 보기 때문에 절도나 성범죄에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미수범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이러한 때에는 주거침입을 하게 된 경위나 당시 상황 등을 면밀하게 살펴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하므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