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슈 진가영 기자] 인터넷 기능이 고도로 발달하고 스마트폰 등 디지털기기의 보급으로 인해 누구든지 시간,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보다 자유로운 소통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저화질의 사진 한 장을 주고 받기 위해 무수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1초도 안 되는 시간에 수십, 수백 장의 사진을 간단히 주고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술이 결코 좋은 일에만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술력을 악용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매우 많으며, 그 중 하나가 통신매체이용음란죄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자기나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나 우편,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과 음향, 글, 그림, 영상, 물건 등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면 성립한다.
음란한 내용의 사진이나 영상을 일대일로 전송하는 행위는 물론 게임을 하다가 성적 내용이 담긴 채팅을 치거나 SNS 단체 대화방에서 이른바 ‘섹드립’ 등을 날리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파일 자체를 전송하는 것은 당연히 죄가 되며 사진이나 영상 등이 올라와 있는 인터넷 사이트의 링크를 공유하는 행위 또한 범죄로 인정될 수 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서는 자기나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행위의 동기나 경위, 행위의 수단과 방법, 행위의 내용과 태양, 상대방의 성격과 범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사회적 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때, 성적 욕망이란 반드시 상대방과 성관계를 맺거나 성행위를 하고자 하는 직접적인 목적이나 욕망만을 말하지 않는다. 상대방을 성적으로 비하하거나 조롱하여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을 안겨줌으로써 심리적인 만족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있거나 이러한 욕망이 상대방에 대한 분노와 결합된다 하더라도 범죄의 성립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유앤파트너스 신승희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인한 사회적 폐해가 갈수록 커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법부 또한 이에 대해 엄격하게 심판하고 있다.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뿐만 아니라 각종 보안처분까지 함께 부과될 수 있기 때문에 결코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