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강간, 강간 못지 않게 처벌 무거워...“심신상실·항거불능의 요건 살펴야”
술에 취해 피해자를 준강간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재판부는 사건 당시 피해자가 ‘블랙아웃’이 아니라 ‘패싱아웃’으로 보인다는 점을 근거로 이 같은 판결을 내린 것이다.
‘블랙아웃’이란, 음주로 인해 당시 기억을 잃은 상태로 흔히 술을 마신 후 ‘필름이 끊긴다’고 표현하는 상태다.
준강간 사건에서는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이러한 표현을 자주 사용되곤한다. 준강간의 경우 피해자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범죄를 저질렀을 때 성립되기 때문이다.
심신상실은 사물에 대한 변별력이 없거나 의사를 전혀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술에 만취해 의식이 없거나 불분명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항거불능은 심신상실 외의 사유로 저항할 수 없는 상황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재판부는 ‘블랙아웃’ 상태에 대해 피해자가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일 뿐 상황이 전개되는 동안 의식을 잃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준강간의 성립을 부정하곤 했다.
즉, 술에 취해 심신상실에 이른 ‘패싱아웃’ 상태에서 사전이 발생해야 준강간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해당 사건에서 재판부는 피해자 또는 피고인이 다른 사람들과 주고 받은 대화 내역이나 사건 전후의 정황 등을 고려했을 때 피해자가 ‘패싱아웃’ 상태였다고 판단해 준강간 혐의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린 것이다.
그렇다면, ‘블랙아웃’ 상태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해 준강간 성립은 언제나 부정되는 것일까.
최근 대법은 준강제추행 사건에서 피해자의 블랙아웃 상태만 가지고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는 획기적인 판결을 내놓았다.
준강제추행도 준강간과 마찬가지로 심신상실과 항거불능을 요건으로 한다. 따라서 이러한 재판부의 판단은 추후 유사한 사건에 대해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유앤파트너스 이준혁 경찰출신변호사는 “비록 준강간 자체에 대한 판결은 아니지만 ‘블랙아웃은 심신상실이 아니다’라고 획일화 되어 있던 판단 기준을 뒤집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술에 취해 발생한 사건을 보다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는 재판부의 태도가 분명히 드러난 이상, 과거와는 다른 시각과 접근법으로 유사한 사건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사 링크 : http://www.idsn.co.kr/news/articleView.html?idxno=5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