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처벌, 결코 가볍지 않아… 형사전문변호사 '검거율 100%에 육박, 도주할 생각 말아야'
교통사고를 낸 후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도주했다가 원래 받아야 했던 처분보다 더욱 무거운 뺑소니처벌을 받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CCTV나 블랙박스 등이 매우 발달한 우리나라에서 뺑소니 검거율은 매우 높은 편이기 때문에 도주 했다가 더욱 곤경에 처하기 십상이다. 지난 해, 경찰청이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뺑소니 검거율은 100% 육박하며 뺑소니사범 100명 중 98~99명은 철창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차량을 운행하다가 사고를 낸 운전자는 사고가 과실로 인해 발생했든 고의로 인해 일어났든 상관 없이 피해자를 구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하며 경찰관에 사고 사실을 신고하고 피해자에게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려주어야 한다. 만일 이러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여 누가 사고를 일으켰는지 알 수 없는 상태를 초래하면 이를 뺑소니로 볼 수 있으며 도로교통법이나 특정범죄가중처벌법 등에 따라 무거운 뺑소니처벌을 받게 된다.
만일 피해자가 상해를 입었는데 뺑소니를 쳤다면 특가법상 도주치상 혐의가 성립,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피해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무기징역이나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사고를 당한 피해자가 의식을 잃거나 사망했을 때, 범죄 사실을 감추기 위해 피해자를 자신의 차량에 옮겨 태우고 사고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 유기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러한 유형의 뺑소니는 비난가능성이 더욱 높기 때문에 처벌 수위도 대폭 증가하게 된다. 피해자를 사고 장소로 옮겨 유기하고 도주해 피해자가 상해에 이르렀다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며 사망한 때에는 사형이나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다만, 도주치사상 혐의를 적용하여 뺑소니처벌을 하기 위해서는 구호조치의 필요성을 면밀히 살펴보아야 한다. 피해 정도가 지극히 경미하다면 도주치사상 혐의가 아니라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가 적용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고 후 미조치의 법정 형량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도주치상에 비해 가벼운 편이다.
또한 사람이 타고 있지 않은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후 도주한 경우에도 이를 뺑소니처벌 할 수는 없다. 주정차된 차량만 손괴되었고 피해자에게 인적사항을 제공하지 않은 경우에는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과료에 처할 뿐이다. 물론 형사처벌과 별도로 행정적, 민사적 책임은 성립하므로 이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법무법인YK 교통형사센터 전형환 형사전문변호사는 “사고를 낸 순간 너무 당황하여 잘못된 선택을 할 수는 있으나 뺑소니는 무조건 검거된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태도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져야 한다. 설령 음주운전이나 무면허운전처럼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는 상황이라 하더라도 도주라는 선택보다는 신고와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편이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으므로 이 점을 유념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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