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소송변호사 “황혼이혼, 안정적인 노후의 삶 위해서라도 꼼꼼하게 준비해야”
국내 이혼 인구가 1998년 외환위기 사태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혼 건수는 9.047건으로 지난 해 동기간 대비 24.4%, 무려 1,778건이 증가했다. 1분기 전체 수치로 살펴보아도 2만5206건을 기록하며 전년 도 동기간 대비 848건 증가한 수치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해 가정 내 불화가 증가한 데다 지난 해 법원이 휴정하며 이혼율이 감소했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이혼율의 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을 꼽자면 혼인 기간이 20년
이상인 황혼이혼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혼하는 10쌍
중 3~4쌍은 황혼이혼일 정도로 중·장년층의
이혼 비중이 높다. 이혼이 심각한 결함처럼 여겨지던 과거에는 배우자가 혼인 생활에 충실하지 않아도 자녀들을
보며 감내하며 살았고 ‘다 늙어서 무슨 이혼’이냐며 선뜻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 했다. 하지만 평균 수명이 증가하고 개인의 행복이 더욱 중시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자녀들이 출가하거나 장성한 후, 과감하게 황혼 이혼을 택하는 사람들이 부쩍
많아졌다.
재판상 이혼을 통해 황혼이혼을 진행하고자 할 때에는 상대방의 잘못으로 인해 혼인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을
분명히 입증해야 한다. 민법에서 인정하는 재판상 사유는 배우자의 부정행위,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받은 심히 부당한 대우, 배우자가 자신의
직계존속에게 행한 심히 부당한 대우, 배우자의 악의적인 유기, 배우자의
생사 불명(3년 이상), 기타 혼인을 지속하기 어려운 사유
등 총 6가지가 인정된다.
그런데 이런 사유 중에는 최근에 발생한 문제가 아니면 이혼 사유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예를 들어 배우자가 20대의 젊은 시절에
외도 행위를 벌여 부부 간의 신뢰가 깨어졌으나 이후 가정에 충실하여 혼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면 50~60대에
이르러 수십 년 전의 부정행위를 사유로 이혼을 청구한다 해도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재산분할을 염두에 두고 자신의 기여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준비해야 한다. 이미 자녀가 모두 성장한 경우가 많은 황혼이혼에서는 자녀의 양육권 분쟁보다는 재산분할에 초점을 맞추어 이혼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퇴직 등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이혼을 진행하기 때문에 노후를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서라도 그 동안 축적해 온 부부의 공동재산에 대해 자신의 몫을 정확히 주장하고 분배해야 하며 이는 기여도 입증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법무법인YK 이상준 이혼전문변호사는 “황혼이혼을 선택하는 부부 중에는 배우자 중 한 명이 모든 재산을 알아서 관리한 경우가 많아 다른 배우자가 전체적인
재산 내역을 파악하기 어려워 재산분할에서 손해를 입기 쉽다. 이러한 때에는 재산명시명령 등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공동재산 내역을 파악해야 하고 명의자가 마음대로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임시 처분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