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이혼, 피해 입증이 관건…이혼변호사, ‘증거 면밀하게 확보해야’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와 단절된 생활이 이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가정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처음에는 우발적으로 발생하고 가해자도 사죄하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 다짐하곤 한다. 그러나 결국 폭력 사태가 여러 차례 되풀이되며 지속적인 피해를 입히고 가해자도 이러한 상황을 당연하게 여기게 된다. 아이들까지 폭행의 피해자로 전락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고 폭력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성인이 된 후 새로운 가해자가 되어버리는 최악의 사태까지 빚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조기에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 가정폭력에서 벗어나야 한다.
문제는 장기간에 걸쳐 폭행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이 심리적으로도 크게 위축되어 외부의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피해자들 중에는 우울증이나 무력감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고 외부의 부정적인 평가가 두려워 지인, 친척 등에게도 피해 사실을 털어놓지 못한다. 가해자의 추가 폭행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를 하지 못하거나 설령 신고를 하더라도 금방 소를 취하해 버리며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한다. 심지어 상해를 입고서도 병원을 안심하고 방문하지 못하는 사례까지 존재한다.
법무법인YK 장예준 이혼변호사는 “당장 이혼을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하더라도 폭행 사실을 증거로 남겨둘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뒤늦게 이혼을 결심했으나 그 동안 폭행을 당했던 증거가 남지 않았다면 이혼 소송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고 가해자의 책임을 온전히 묻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의료기관을 방문해 상해 원인이 폭행이라는 점을 명확히 밝혀야 하며 의료기관을 방문하기 어렵다면 상처 자국 등을 사진으로 찍는 등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이 밖에도 112 신고 내역이나 폭력이 일어나는 상황의 녹취록, 피해 사실을 상세하게 기술한 일기, 이웃들의 증언 등 다양한 증거를 활용할 수 있다.
만일 홀로 증거를 수집하고 이혼소송을 진행하기 어렵다면 변호사의 조력을 구하는 것도 유용하다. 각종 법적 지원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 보호 제도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며 소송 과정에서 대리인으로 참석하여 가정폭력 피해자가 가해자와 마주하는 일을 최대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재산분할, 양육권 분쟁 등 피해자가 난감해하는 여러 쟁점에 대해 자신의 권리를 충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심리적, 법률적 지원을 제공한다. 가정폭력 가해자를 고소하고 형사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방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장예준 이혼변호사는 “가정폭력 피해자에 대한 지원책이 매우 다양하지만 이를 잘 알지 못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접근금지 가처분, 면접교섭권 배제 등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여럿 존재하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여 도움을 받아 오랜 폭력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