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약속한 배우자가 다른 사람과 외도를 저지른 사실을 알게 된다면 누구나 엄청난 충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간통죄가 있던 시절에는 배우자와 상간자를 고소해 형사 처벌을 받도록 함으로써 울분을 조금이나마 풀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대응이 불가능한 탓에 좌절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청구를 진행함으로써 정신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간자에 대한 위자료청구는 배우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청구와 달리 이혼을 하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물론 외도이혼을 진행하면서 남편과 상간자 모두를 대상으로 위자료를 청구하는 편이 더 낫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부부가 이혼을 선택할 수는 없다. 따라서 부득이하게 이혼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상간자에 대해서라도 단독으로 위자료청구 소송을 진행하여 피해 배상을 받아야 한다.
상간자 위자료청구 소송의 핵심은 외도이혼과 마찬가지로 배우자와 상간자의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데 있다. 이 때 부정행위란 간통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 부부의 정조 의무에 충실하지 아니한 모든 행위를 의미한다. 성적 관계뿐만 아니라 서로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다정한 대화를 나누거나 스킨십을 하거나 숙박업소 등에 출입하는 등 여러 행위를 부정행위로 볼 수 있다.
법무법인YK 강예리 이혼전문변호사는 “배우자를 상대로 외도이혼을 청구할 때에는 부정행위 자체만 있으면 충분하지만 상간자를 상대로 위자료를 청구할 때에는 상간자가 배우자의 혼인여부를 알고 있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한다. 상간자가 ‘자신은 혼인 여부를 전혀 알지 못하고 미혼자라 속은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위자료를 청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입증 자료는 상간자와 배우자가 대화를 나눈 카카오톡이나 SNS 내역이나 두 사람이 다정한 모습을 하고 있는 사진, 영상 등 무엇이든 가능하다. 다만 불법적인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는 증거의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오히려 불법 행위에 대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수 있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또한 위자료청구 소송의 소멸시효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상간자를 상대로 한 위자료청구는 부정행위를 알게 된 날로부터 3년 내에 또는 부정행위가 있던 날로부터 10년 내에 제기해야 유효하다.
강예리 이혼전문변호사는 “간혹 외도 사실을 상간자나 배우자의 직장이나 주변 지인들에게 알려 망신을 주려는 이들도 있으나 이러한 행위는 오히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여 법적 우위가 뒤바뀔 수 있다. 합법적인 방법으로 외도이혼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한다면 이혼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배상책임을 확실하게 이끌어내야 한다”고 당부했다.
출처 : 인천일보(
http://ww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