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촬영죄 성적수치심 여부 판단하기 복잡… 연루시 신중히 대응해야
카메라촬영죄 사건에서 촬영물의 성적수치심 유발 여부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유사해 보이는 불법촬영 사건을 두고 법원의 판결이 엇갈렸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달 24일 레깅스를 입은 여성의 하체를 몰래 동영상으로 촬영한 혐의에 대해 항소심 끝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 법원은 항소심에서 “해당 촬영물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한 만한 수준이 아니다. 레깅스는 이미 일상복이 돼 레깅스를 입은 젊은 여성이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성적욕망의 대상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무죄 판결의 취지를 밝혔다.
반면 올해 초에는 동급생의 ‘발’만 집중적으로 촬영한 남성 C씨는 카메라촬영죄에 대해 유죄 판결을 받았다. 대학생인 C씨는 고교 시절 같은 반 동급생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무음카메라를 이용해 발 동영상과 사진 수 백장을 찍었다. C씨는 이를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올리기도 했다.
이처럼 카메라등이용촬영죄 사건에서는 죄질에 관한 판단이 예측하지 못한 수준으로 갈린다.
다수의 몰카 사건을 진행해본 YK법률사무소 이경복 형사전문변호사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성적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의 신체를 그 의사에 반해 촬영하거나 그 촬영물을 제공, 공공연하게 전시한 경우에 해당하는데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이라는 대목에서 촬영물에 관한 판단 기준이 사건마다 다르기 때문에 사건이 예측하지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곤 한다”고 말한다.
이는 바꿔 말하면 불법 촬영물에 대해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과 일맥상통 한다.
이에 대해 이경복 형사전문변호사는 “신체 노출 없이 촬영 당한 경우라 하더라도 유죄로 인정될 수 있고, 신체 일부가 드러난 사진이더라도 기타 요건에 따라 죄가 없다는 결론이 나올 수도 있다”며 “해당 부분은 법리경험과 사건경험이 풍부한 법률전문가와 논의해 분석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카메라촬영죄는 최근 발생 건수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종전보다 높은 형이 선고되는 일이 증가해 가볍게 대처할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 법률전문가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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