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쇠가 위험한 물건? 특검출신 변호사가 말하는 ‘특수폭행’의 요건
특수폭행은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폭행을 저지르는 범죄다. 최근 고기 굽는 석쇠를 상대방에게 집어 던진 50대 K씨에게 재판부가 특수폭행 혐의를 인정하여 벌금형을 선고하면서 특수폭행에서 말하는 ‘위험한 물건’이 어떤 것을 말하는지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이에 유앤파트너스 특검 출신 백민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하여 특수폭행의 요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연루될 수 있는 문제이기에, 이 지면을 빌려 해당 내용을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자문 내용을 Q&A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Q. 특수폭행과 폭행의 차이가 무엇인가?
A. 사람의 신체에 폭행을 가하는 폭행죄를 좀 더 불법성이 높은 수단을 사용하여 저지르면 특수폭행이 된다. 단순폭행은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백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과료에 처해지지만 특수폭행이 인정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처벌을 받는다.
또 단순폭행이 반의사불벌죄로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형벌을 면할 수 있다. 그러나 특수폭행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소송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하더라도 처벌을 피하기 어렵다.
Q. 특수폭행에서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인다는 것이 2인 이상이 합동하여 폭행한다는 의미인가?
A. 2인 이상이 합동하여 범죄에 가담했을 때에도 특수폭행이 인정되지만,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인다는 것은 그보다 더 범위가 넓은 개념이다. 단독으로 폭행을 저질렀다고 해도 자신의 소속이나 지위 등을 들먹이며 집단적 위력을 선보였다면 특수폭행이 인정될 수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망을 보거나 피해자를 둘러싼 채 지켜보는 와중에 한 사람만 폭행을 가하더라도 특수폭행이 될 수 있다. 행위에 가담한 사람의 숫자보다는 ‘위력’을 선보였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다.
Q. 위험한 물건이라 하면 흉기를 이야기 하는 게 아닌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고기 석쇠’가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된 이유가 무엇인가?
A. 특수폭행에서 ‘위험한 물건’이란 재질이나 내구도, 사용방법 등을 고려해 사회 통념상 피해자나 제3자가 신체에 위협을 느끼게 할 정도로 사용된 물건을 의미한다.
해당 사건에서 재판부는 고기 석쇠의 크기나 재질, 던진 강도나 방향을 고려하여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했다. 칼이나 야구방망이, 전기톱과 같은 흉기, 둔기도 위험한 물건에 포함되지만 고기 석쇠, 면도칼,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 비비탄총, 노인의 쇠지팡이, 물컵 등도 얼마든지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Q. 특수폭행 혐의에 연루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A. 관련 사건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특수폭행을 저지를 목적으로 행위를 하기보다는 우발적으로 주변에 있는 물건을 이용했다가 연루되는 경우가 많다.
사용한 물건이 ‘위험한 물건’인지 아닌지에 따라 적용되는 혐의와 처벌 수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지체 없이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태를 신속히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초범이라 해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인 만큼 변호사들의 조력을 받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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