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음란죄일까 아닐까, 형사전문변호사 “표면적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20대 남성이 텅 빈 여고 교실에서 음란행위를 하다가 발각됐다. 남성 A씨는 외부시험 목적으로 비어 있는 여고 건물에 침입한 이후 빈 교실로 들어가 음란행위를 하고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발견한 학교 측은 경찰에 신고 조치를 했고, 경찰은 CCTV를 기반으로 수사한 끝에 A씨를 검거했다. A씨는 이번 사건 뿐만 아니라 2년 동안 같은 수법으로 약 30여차례 여러 학교를 드나들며 범행을 저질러 온 것으로 확인 됐다.
당초 해당 남성에 대해 공연음란죄 혐의 적용될 수 있을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공연음란죄는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한 자에 대해 적용하는 죄목인데 1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형 구류 또는 과료에 처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경우 A씨에게는 공연음란죄가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YK법률사무소 서정빈 형사전문변호사는 “공연음란죄의 경우 ‘공연히 음란한 행위를 했다’ 하여 공연성이 충족돼야 하는데 A씨는 아무도 없는 빈 교실에서 음란행위를 한 것으로 보이기에 공연성을 만족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빈 여대 강의실에서 음란행위를 한 모습을 촬영해 이를 SNS에 올린 남성 역시 공연성을 충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연음란죄가 아닌 음란물유포죄로만 입건이 이뤄진 사례가 있다.
또한 음란한 행위에 대한 정의도 엇갈린다. 2년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누드펜션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펜션 이용객들이 모두 나체로 펜션을 활보해 화제가 됐던 누드펜션 사건은 경찰이 수사 과정에서 적용 법률이 마땅치 않아 고심했던 사건이다. 경찰은 공연음란죄를 적용하려 했지만, 검토 결과 단순히 나체인 상태로 펜션을 이용했다는 것은 ‘공개된 장소에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음란한 행위’에 해당된다고 판단되지 않아 공연음란죄가 적용되지 않았다.
서 변호사는 이처럼 공연음란죄는 한 끗 차이로 혐의가 성립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서정빈 형사전문변호사는 “음란한 행위를 실제로 본 사람이 있었는지, 아울러 그 행위 자체가 음란행위에 해당하는지 등 성립 요건에 관해 다각도에서 살펴봐야 할 지점이 많다”며 “공연음란죄 혐의를 받게 된다면 법률지식이 풍부한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 사건을 전면 검토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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