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출신 변호사 "특수상해죄, 성립요건 꼼꼼히 따져야 과중한 처벌 막는다"
부부싸움을 하다가 아령을 이용해 아내에게 특수상해죄 등을 저지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김모씨에게 징역형이 선고되었다. 김씨는 서재와 안방 등 장소를 옮겨가며 피해자를 주먹과 발로 폭행했고 그 과정에서 아령을 피해자의 머리 주변에 던지고 위협했다. 김씨 측은 “폭행을 가하여 상해의 결과가 도출된 것은 맞지만, 아령을 이용하여 상해를 입힐 고의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아령으로 직접 폭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특수상해죄에 해당한다”며 김씨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특수상해죄는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의 신체를 상해하는 범죄로써 혐의가 인정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특수상해죄는 일반 상해죄에 비해 한층 가중된 처벌을 하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비슷한 수준의 상해를 입혔다고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행위의 불법성이 더 크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수상해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다면 상해의 정도가 아니라 구체적인 행위가 특수상해죄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인다고 하면 여러 사람이 몰려가 상해를 입히는 것을 생각하기 쉽지만 단순히 2인 이상이 범행이 가담하는 공동상해와 구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유앤파트너스 이준혁 경찰출신 변호사의 설명이다. 이준혁 변호사에 따르면 특수상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범행에 몇 명이 가담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는’ 행위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여러 명이 몰려가 한 사람만 상해를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내가 조직폭력배”라고 밝히며 상대방의 의사를 제압했다면 특수상해죄가 인정될 수 있다. 그 자리에 함께 했던 다른 사람들 또한 특수상해죄의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실제로 상대방에게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는데도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를 입힌 경우에도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톱, 망치, 야구방망이, 칼처럼 누가 봐도 흉기인 것이 아니라고 해도 사용된 방법이나 재질, 형태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였을 때 상대방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면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판례에서는 휴대전화나 얼음물이 가득 찬 물통 등 일상적인 용품도 위험한 물건으로 인식하고 특수상해죄를 인정한 경우가 있다.
또한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지 않고 그저 지니고 있거나 상대를 위협할 목적으로 던지기만 해도 특수상해죄가 인정된다. 또한 범행에 사용하려는 의도로 물건을 몸에 지니고 있거나 소지하고 있었다면, 설령 상대방이 이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특수상해죄가 성립할 수 있다.
이준혁 변호사는 “특수상해죄의 성립 범위는 갈수록 폭넓게 인정되는 추세다. 성립요건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따져야 실제 행위보다 과도한 처벌을 받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상해의 고의가 있었는지 아니면 우연히 상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도 중요한 부분인데, 이러한 요건을 입증하는 일은 무척 어렵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를 통해 자신의 혐의를 확인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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