홧김에 한 행동이 특수상해?...경찰출신 변호사에게 듣는 특수상해죄
수원역 부근에서 흉기로 다른 노숙인을 찔러 중상해를 입힌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과다출혈로 아직까지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으며 A씨는 술을 마시고 잠을 자던 중 피해자가 자신을 깨워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하고 조사 중이다.
술을 마시고 홧김에 저지르는 범죄는 매우 다양하지만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대방을 상해에 이르게 한다면 특수상해로 처벌될 수 있어 술의 소비량이 늘어나는 여름철,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당부된다. 특수상해죄는 단순 상해에 비해 죄질이 무겁기 때문에 가중처벌하고 있으며, 벌금형이 없이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기 때문에 초범이라 할지라도 실형이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
유앤파트너스 이준혁 경찰출신 변호사는 “특수상해죄라고 하면 집단으로 가담하거나 흉기를 휘둘렀을 때에만 성립한다고 오해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단 한 명이 폭행을 휘둘러 상해를 입혔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단체의 위력을 과시했다면 인정될 수 있으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건이라 해도 사람의 신체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뜻하지 않게 특수상해로 처벌될 수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판례를 살펴보면, 칼이나 망치, 톱처럼 살상용으로 제작된 흉기가 아닌 일상적인 물건이라 하더라도 특수상해가 인정된 경우가 많다. 법원은 휴대전화나 얼음물이 가득 찬 플라스틱 피처통 등을 위험한 물건으로 판단하기도 했다. 비비탄 총처럼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도 사용목적과 상황에 따라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물건을 사용해 직접 상해를 입힌 것이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휴대하고 있었던 것만으로도 특수상해 혐의가 성립한다. 컵을 집어 던져 사람을 직접 맞춘 것이 아니었으나 일반적인 사람의 시선으로 봤을 때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하여 특수상해죄를 인정한 판례도 있다.
그렇다면 상해를 입힐 의도가 없었지만 다툼 끝에 우연히 상해를 입게 한 경우에도 특수상해로 처벌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준혁 경찰출신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특수상해는 상해의 고의가 있었을 때 인정되어야 하지만 실무에서는 특수폭행치상과 특수상해를 구분하기 쉽지 않다. 피해자와 가해자의 관계나 상해의 정도, 고의 여부에 따라 살인미수 등 더욱 무거운 죄목이 적용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섣불리 혐의를 부인하는 것보다는 변호사와 상담하여 정확히 파악하고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