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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센터 경기도민일보

[칼럼] 임금체불과 관련된 노동사건을 마치며

2019-06-21

 

 

 



 

 

 

필자는 노동사건 담당변호사로서 노동위원회의 부당해고구제신청에서부터 고용노동청에의 진정, 검찰수사, 그리고 민·형사재판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에서 의뢰인들에게 법률적 조력을 제공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노동분쟁은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사업운영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생계수단과 직결되는 만큼, 구체적 사건에서 사업자와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체불한 사용자에 대하여는 형사처벌하는 법률규정을 두고 있고, 이에 따라 고용노동청은 임금체불 관련사건을 형사절차에 준하여 처리하고 있는바, 노동사건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긴장감이나 무게감은 다른 유형의 사건과는 확연히 다르다.

 

 

우리 법률사무소가 의뢰받은 사건들만 보더라도, 근로자들이 퇴사한 이후 의뢰인을 상대로 이미 지급받은 임금 이외에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휴일근로수당 등을 추가로 지급할 것을 청구하여 의뢰인이 곤혹을 치른 경우가 적지 않다. 근로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사용자는 근로자에 대한 기본임금을 결정하고, 연장근로수당·야간근로수당 및 휴일근로수당 등의 시간외근로수당을 합산하여 지급액을 결정함이 원칙이다. 그러나 구체적 사안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근로자의 근로성격이나 업무특성이 매우 다양하여 사용자가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을 명확하게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필자가 직접 처리한 사건 중에서도, 테라피스트 업체를 운영하는 의뢰인이 퇴사한 근로자들로부터 휴게시간 1시간에 대한 연장근로수당을 청구당한 사건이 있었다. 근로자들은 케어업무시간 중 1시간의 휴게시간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였다고 고용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하였는데, 고용노동청의 근로감독관은 의뢰인이 「근로기준법」 제54조에서 규정한 휴게시간 관련법령을 준수하지 아니함은 물론, 해당 근로자들에게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른 연장근로수당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의뢰인을 근로기준법위반의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였다.

 

 

위 사건에서 필자는 케어업체의 특성상 고객들의 내방시간이 일정하지 아니하여 근로자들의 휴게시간을 사전에 조율하기 어렵고, 해당 근로자들은 손님이 없거나 케어업무가 없을 때에는 사업장 내에 별도로 마련된 휴게공간에서 일정한 시간 이상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또한, 필자는 변호인의견서를 통해 해당 근로자들이 담당한 케어업무는 정확한 근로시간의 측정이 어려운 간헐적·단속적 근로에 해당하는 특성을 지녔으며, 의뢰인과 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계약에는 연장근로수당도 모두 포함되는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는 점을 적극 주장하였다.

 

 

특히, 필자는 담당검사와의 면담을 통해 의뢰인이 근로계약에 따른 월 급여를 매월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다는 점에서, 의뢰인에게 체불의 고의가 없어 근로기준법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그 결과, 담당검사는 변호인의 변론내용을 적극 반영하였는지 심사숙고한 후 의뢰인과 근로자들 사이의 묵시적 포괄임금약정의 체결을 전제로 하여, 의뢰인에 대하여 무혐의 처분결정을 내렸다. 그 결과, 자칫하면 수년간 이어질 수 있었던 민·형사상의 임금체불 관련 노동분쟁이 검찰단계에서 원만하게 종결될 수 있었다.

 

 

위 사건의 경우 사필귀정의 당연한 결과가 이루어졌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의뢰인은 분쟁과정에서 퇴사한 근로자들과 법적 분쟁에 휘말렸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고통과 분노의 긴 시간을 보내야만 하였다. 더구나, 해당 근로자들은 진정을 제기한 이후에도 종종 사업장에 나타나거나 다른 근로자들과 연락을 주고받는 모습을 보였는데,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법적다툼을 이어나가는 것과 별개로 위 근로자들이 자신의 업체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거나 다른 근로자들에게 분란을 선동하는 방법으로 또 다른 법적분쟁을 초래하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였다.

 

 

최근 노동문제가 커다란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어 있는 만큼, 임금 및 퇴직금청구·근로자지위확인·해고무효확인 등 다양한 형태의 노동분쟁들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노동사건은 구체적인 쟁점이나 사건의 경중을 막론하고, 사용자와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극명하게 대립되어 사건을 해결함에 있어서도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임금체불과 관련된 노동사건은 형사사건이 함께 진행되어 필요이상으로 사건이 확대되거나 양당사자에게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도 다분한 만큼, 이를 혼자서 해결하려고 애쓰는 것보다는 풍부한 경험을 가진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최적의 방법으로 대처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기사링크 : http://www.kgdm.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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