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방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술집이나 식당, 병원 등에서 폭언을 퍼붓고 기물을 부수며 종업원에게 위협을 가하는 모습을 떠올린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저항하다가 공무집행방해 혐의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수두룩하고, 반복적으로 업무방해를 저질러 유예 기간이 경과하기도 전에 다시 처벌을 받는 사례도 빈번하다.

다른 사람의 영업활동을 폭행이나 협박 등으로 위력을 과시하여 업무를 방해하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 그런데 최근, 한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시험지 유출 사건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가 적용되었다는 소식에 의아함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많다. 폭행이나 협박이 없더라도 업무방해가 성립할 수 있는 것인지, 유앤파트너스 이준혁 경찰출신 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Q. 업무방해, 구체적으로 어느 때 인정되나? 

A. 업무방해는 크게 세 가지 방법을 이용해 업무를 방해했을 때 인정된다. 형법은 첫째, 허위사실을 유포 했을 때, 둘째, 기타 위계를 사용했을 때, 마지막으로 위력을 행사했을 때에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위력이란 폭행이나 협박을 비롯하여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할만한 일체의 세력을 의미하고 그것이 유형적이든 무형적이든 따지지 않는다. 위계는 상대방에게 착오를 일으키거나 상대방의 부지를 이용하는 모든 행위를 뜻한다. 

Q. 법원이 시험지 유출 사건에 대해 업무방해 혐의를 인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A. 시험지나 답안지를 유출하여 수험생들에게 답을 알려주는 행위는 이미 1991년부터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로 인정되어 왔다. 이번 사건에서 시험지를 빼돌려 자신의 자녀에게 답을 알려준 행위는 다른 학생들에게 피해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시험감독관을 속여 학사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또한 교육현장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해하고 성실하게 근무하는 다른 교사들의 사기까지 떨어뜨렸다고 보았다. 

Q. 학사업무도 업무방해의 대상이 될 수 있나? 

A. 그렇다. 영업방해에서 업무는 사람의 사회생활상 지위에 근거하여 계속 반복된 의사로 행하는 사무를 의미한다. 따라서 자영업은 물론이고 학사나 입시, 채용 등 모든 사무에 대하여 영업방해가 성립할 수 있다. 경제적, 영리적 사무만 인정되는 것도 아니며 업무 내용이 불법적이든 합법적이든 가리지 않고 인정된다. 업무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흔드는 정도의 위력이나 위계가 사용되었다면 업무방해가 인정된다. 

Q. 그 밖에 업무방해 관련 쟁점은 무엇이 있나? 

A. 업무방해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업무인지, 위력이나 위계 등 방해행위가 있었는지, 그로 인해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업무방해라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더라도 업무방해의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면 업무방해로 인정된다. 따라서 뜻하지 않게 업무방해로 고소를 당하게 되었다면, 변호사와 상담을 하여 실제로 업무방해 성립요건을 충족하는 상황인지 살펴보고 대응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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