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전문변호사의 일기] 전업주부도 당당히 권리를 찾아야 하는 이유
[YK법률사무소=김진미 변호사] 전업주부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는지 문의하는 이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전업주부도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다.
대법원은 “재산분할 제도는 부부가 혼인 중에 취득한 실질적인 공동재산을 청산 분배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부부가 이혼할 때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한 재산이 있는 한, 처가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등으로 내조를 함으로써 부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기여했다면 쌍방의 협력으로 이룩된 재산은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배우자가 상속받은 재산이거나 이미 처분한 상속재산을 기초로 형성된 부동산이더라도 이를 취득하고 유지함에 있어 상대방의 가사노동 등이 직ㆍ간접으로 기여한 것이라면 재산분할의 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바 있다.
따라서 전업주부도 자신의 기여도에 따라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여도는 어떻게 산정할까. 통상적으로 “재산의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 정도, 혼인생활의 과정 및 기간, 당사자의 나이, 당사자의 직업, 경력, 경제력, 소득, 혼인파탄의 경위 등”을 고려하여 재산분할 기여도를 산정하게 된다. 그 밖에도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는 사정, 가족들로부터 상당한 경제적 지원을 받은 사정, 배우자가 재산을 낭비하거나 손실을 입힌 점, 배우자의 부모를 봉양한 사정, 분할대상 재산의 규모” 등의 특수한 사정도 재산분할의 기여도를 산정하는 고려요소가 된다.
아울러 최근 가사노동의 가치를 시간당 1만 569원(2014년 기준)이라고 발표한 통계청의 발표 또한 전업주부의 이혼시 재산분할 기여도를 산정하는데 한 가지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사노동이 그간 뚜렷한 업무시간이나 일정한 급여 없이 이루어지는 활동이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통계청이 전업주부의 음식준비와 청소, 자녀 양육 등 가사노동의 가치를 구체적인 액수로 환산하여 발표한 것은 환영할 일이다.
한편 전업주부의 재산분할의 경우 퇴직금 및 연금을 간과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퇴직하신 분들의 경우 연금이 노후를 대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금 또한 재산분할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전업주부의 경우에도 퇴직금과 연금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를 꼼꼼히 살펴보길 바란다.
오랜 기간 전업주부로 생활하며 배우자로부터 부당한 대우를 당하면서도 경제적 이유로 이혼을 결심하지 못한 분들을 많이 본다. 하지만 전업주부도 당연히 재산분할에 대한 권리가 있으므로, 당당히 자신의 권리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