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쳤다 VS 움켜쥐었다"… 강제추행, 진술 아닌 증거 봐야 과한 처벌 막는다
강제추행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남편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한 부인의 성토글이 눈길을 끈다. 사연인즉슨 이렇다. 지난해 11월 남편 A씨는 식당에서 한 여성과 부딪혔고 부딪힌 여성은 A씨가 본인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며 강제추행 혐의로 신고를 한 것이다.
해당 글로 인해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은 뜨겁다. 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다면 명백한 성추행이라는 의견과 피해자의 주장만으로 강제추행처벌이 내려져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대치 중인 상태다.
분명히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여자와 그냥 스친 것 뿐이라는 남자. 해당 사건은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 ‘곰탕집 성추행’ 논란…도심서 항의 집회까지
아내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사건으로 인해 청원인의 남편은 강제추행 혐의로 징역 6개월을 선고 받고 곧바로 법정 구속까지 됐다.
아내는 청원 글을 통해 “재판부는 피해자 측 진술이 일관됐다는 것과 추행 여부에 대한 식별이 불가능한 CCTV 화면을 근거로 남편의 강제추행죄를 인정, 징역형을 선고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해당 글은 올라온 지 일주일 만에 26만 명의 추천을 얻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객관적 증거와 피해자 진술을 두루 감안해 내린 판결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논란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네티즌 사이에서는 논쟁이 과열되고 있으며 한 포털 사이트에는 이번 판결과 관련해 서울 도심에서 항의 집회를 열겠다는 카페까지 개설되기에 이르렀다.
■ “반쪽 짜리 영상” VS “명백한 증거” 팽팽… 과중한 처벌 막으려면
문제의 핵심은 1심 판결에서 결정적인 증거로 작용한 CCTV 영상이 실로 효력을 갖는가다.
피의자 측 주장에 따르면 강제추행에 대한 증거로 제출된 영상은 구조물에 가려 사건 당시의 A씨와 피해자의 모습이 온전히 찍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A씨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졌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이에 대해 피해 여성 측은 “증거로 제출한 영상은 총 두 편이며, 그 중 한 영상은 접촉 부위에 대한 시야가 확보된 영상”이라고 반박한 상태다.
한편 법률전문가는 최근 성범죄를 엄단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커진 가운데 피해자의 진술에만 의존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성범죄 피해를 숨기지 말고 드러내야 한다는 인식이 과거보다 늘었고 이에 응당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늘었다”면서도 “다만 피해자의 진술 외에도 물적 제반증거에 비춰 혐의를 판단하는 것이 우선 전제가 돼야 혐의 이상으로 과중한 처벌이 내려지는 사례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예컨대 향후 A씨가 1심에서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2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는다 하더라도 그간 성범죄 가해자로써 경험한 고통은 쉽게 털어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또한 강 변호사는 “이와 같은 대처가 어렵다면 다수의 형사사건을 원만하게 풀어내 온 형사전문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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