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전문변호사의 시선]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와 합의
지나가다가 어깨가 서로 부딪혀 시비가 벌어진 끝에 서로 주먹다짐이 벌어졌다. 이런 경우 상대를 때린 사람에게는 보통 형법상의 폭행죄가 적용되는데, 폭행죄는 이른바 반의사불벌죄라 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할 경우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기에 합의가 되면 ‘공소권 없음’처분이 내려진다. 형법상 명예훼손죄 또한 마찬가지로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여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있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위와 같은 반의사불벌죄 외에 이른바 친고죄에 해당하는 범죄들도 있다. 친고죄란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말하는 것인데, 형법상 모욕죄가 그 예시에 해당한다. 한편 과거에는 강간죄와 강제추행죄 등 다수의 성범죄가 친고죄에 해당하였고,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이러한 성범죄에 대한 공소 제기가 가능했었으며 합의가 되어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표시된 경우 공소권 없음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성범죄들의 친고죄 해당 규정이 폐지되었고, 고소
없이도 수사와 공소제기가 가능하며, 합의가 되었다고 하여 사건이 곧바로 종결되지도 않는다.
한편 위에서 본 반의사불벌죄와 친고죄 외의 범죄들의 경우에도 피해자와의 합의 및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의 표시는
매우 중요한 양형 및 정상참작사유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형사소송법 제247조는 검사는 형법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공소를 제기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형법 제51조는 양형의 조건에
있어 범인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외에도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그 고려 요소로 명시하고 있다. 피해자와 합의하여
피해자의 피해를 회복시키고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를 받을 경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지 말지의 여부 및 실제 재판의 받는 경우에도
형량을 참작함에 있어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것이다.
범죄를 저질렀다고 하여 무조건 일괄적으로 기소할 경우 죄질의 경중 및 위에서 본 피해자와의 합의 유무에 관계없이
지나치게 전과자를 양산하고 갱생의 기회를 박탈하게 되기에, 어느 정도의 정상참작사유가 있을 경우 범죄가
성립하는 경우에도 검사는 기소를 유예하는 처분을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앞에서 본 반의사불벌죄 또는
친고죄에 해당하지 않는 범죄의 경우, 범행사실을 뉘우치고 반성하며 죄질이 무겁지 않을 때 피해자와의
합의를 통해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도 존재할 경우 기소유예 처분을 받는 것이 가능할 때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 피해자와 합의가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경한 처분만 받는 것은 아니며, 사건의 심각성과 죄질의
정도에 따라서는 일단 기소가 되어 재판을 받은 뒤 형량의 정도를 결정하는 사유가 되기도 한다. 많은
경우에 있어서 피해자의 피해 회복 및 피해자의 처벌불원의사가 상당한 정상참작사유가 되는 만큼, 형사
절차에 연루된 경우에 그 중요성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관련 기사 링크 : http://www.kns.tv/news/articleView.html?idxno=464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