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사기죄와 기망행위
‘사기’라는 단어는 법률용어임에도 불구하고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쓰이는 단어이다. 예전에 한 축구해설위원도 심판의 판정이 문제가 있음을 ‘사기’라는 단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하지만 법률적으로 ‘사기’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까다로운 요건들이 많이 존재한다.
사기는 기망행위의 존재 → 기망당하여 그에 따른 처분행위 → 재물 혹은 재산상 이득 취득이라는 과정이 충족되어야 한다. 여기서 특히 문제가 되는 핵심 부분이 ‘기망행위’이다. 쉽게 생각하면 단순히 ‘거짓말’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으나, 이를 입증하는 것은 결코 쉽지가 않다.
우리 법원에 따르면, 사기죄의 요건으로서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는다.
즉, 기망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는 사건 전체를 종합적으로 보아 판단할 문제이나, 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사용 용도를 속였는지, 변제할 능력이나 재산이 있었는지, 자신과 지인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속였는지, 서류를 위조하였거나 허위로 작성한 것이 있는지 등이다.
단순히 돈을 빌려놓고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는 사기가 성립되기 어렵다. 이를 사기로 보기 위해서는, 돈을 빌릴 당시 채무자가 자신의 상황을 속였는지, 빌린 돈의 사용용도를 속였는지, 변제 능력을 속였는지 등이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대출금을 갚는다는 이유로 돈을 빌렸으나 실제로는 도박에 사용한 경우에는 그 돈의 사용용도를 기망한 것으로, 만약 사용용도를 알았더라면 채권자가 돈을 빌려주지 않았을 것이므로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
혹은 돈을 변제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자신의 변제 능력을 허위로 주장하여 돈을 빌린 경우 역시 사기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확인하기가 매우 어렵다. 왜냐하면 상대방의 변제능력 여부나 차용금원의 사용용도 등을 제3자가 명확히 객관적 증거로 확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망행위가 있을 무렵의 당사자간 대화내역, 채무자의 재산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객관적인 상황 등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입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채무자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차용한 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 당시 자신의 변제능력은 어느 정도였는지를 객관적인 증거를 통하여 입증하고, 자신의 행위가 기망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밝혀야만 한다.
사기사건은 우리나라의 형사사건에서 매우 많이 발생하기도 하고, 또 입증하기 어려운 영역에 속한다. 따라서 채권자든 채무자든 철저히 준비를 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전문성이 있는 법률전문가의 도움이 매우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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