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친권, 양육권 소송에서 아이를 현명하게 지키는 방법
가사법 전문변호사 및 서울지방변호사회 아동인권 소위원회 위원으로서 수백 건의 가사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친권, 양육권이 문제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다행히 필자의 의뢰인들 중에는 서로 아기를 키우겠다고 주장하는 책임감 있는 엄마, 아빠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 경우 이혼소송이 장기화될수록 아이들이 고통 받을 수 있다. 일단 친권, 양육권자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아이를 양육하는 쪽이 유리하기 때문에 이를 잘 아는 당사자들은 어떻게든 아이를 데리고 온 후, 배우자와의 연락을 단절해버리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아이는 영문도 모른 채 엄마 또는 아빠와의 관계가 단절돼 버릴 수 있다. 특히 주 양육자와 갑자기 관계가 단절될 경우 애착형성에 좋지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아이를 데리고 온 후에도 배우자와 면접교섭을 방해하거나, 배우자에 대한 나쁜 기억을 주입시키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모두 아이의 애착형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존 볼비의 애착이론에 따르면, ‘조사에 따르면 고아원의 3세 아이는 울지도, 말하지도 않을뿐더러 신체발달이 정상의 3-10퍼센트 수준으로 운동과 정신기능이 많이 지체되어 있다. 이들은 영구적인 애착장애가 있다고 판단되었는데, 알고 보니 이런 상태로 자라난 아이들 중 일부는 차우셰스쿠 정부의 친위대이자 비밀경찰인 세쿠리타테가 되었다. 그들은 감정을 느끼지 않았고 사이코패스 같은 잔인함을 겸비했으며 시키는 일은 무엇이든지 했다...(중략).. 애착형성의 결함이 향후 인격발달의 문제, 정서적 결핍이나 우울, 불안과 같은 정신병리의 발생에 주요한 원인이 된다는 그의 이론은 이후 많은 연구들을 통해 입증되었다. 이혼이 급증하고, 성인이 된 다음에도 혼자 사는 싱글의 비중이 많아진 현대사회에서 생애 초기의 애착경험은 성인기의 안정적 정서 유지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한다. 그만큼 생애초기의 애착, 특히 엄마, 아빠 모두와의 애착은 아이의 인격형성과 관련하여 매우 중요하다.
가끔 “이미 상대배우자가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아이가 겪을 혼란을 막기 위해서 아이를 갑자기 데려오는 것을 바라지는 않아요. 아이가 겪을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이혼소송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싶다”는 성숙한 의뢰인들도 있다. 또한 “친정엄마는 제 인생 생각해서 아이 키우는 걸 반대하지만, 아이들에게 폭력이 심한 남편한테 맡길 수는 없어요. 꼭 아이를 키우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의뢰인들도 있다. 아이를 혼자 키우기 어렵지 않겠냐는 필자의 우문(愚問)에 그 의뢰인은 “오히려 아이가 저를 버티게 해주는 원동력인 걸요”라고 대답을 했고, 필자 역시 눈가가 촉촉이 젖을 수밖에 없었다.
이혼소송을 준비하거나 이혼 소송 중인 미성년의 자녀를 둔 엄마 아빠들에게 얘기하고 싶다. “상대 배우자가 미울 수는 있겠지만, 그 감정을 아이에게도 투영시키지 말고, 어떻게 하면 아이가 가장 상처 받지 않고 이혼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관련 기사 링크 : http://www.sp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93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