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직장 내 언어폭력과 부당해고
직장상사의 폭언이나 부당한 업무지시로 괴로워하는 의뢰인들이 많았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다만 노동존중 사회를 목표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에서 살면서 수시로 노동문제에 관한 뉴스를 접하고 있는 오늘날에도 그런 일이 비일비재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니 더욱 통탄할 일이다.
뉴스에서 뻔히 접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사업장에 나오면 자신에게는 면죄부가 주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
상사가 직접 대놓고 나가라고 하는 것은 아닌데 동료들이 모두 보고 있고 듣고 있는 곳에서 큰 소리로 부당한 업무지시를 하거나 폭언을 한다.
그와 같은 일이 한두 차례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몇 달을 두고 반복적으로 행하여질 경우 처음에는 ‘내가 무엇인가 잘못한 것이 있겠지.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라고 생각하였던 근로자들은 점차 ‘나는 잘 하는 것이 없어. 모두 다 내 탓이야. 그러니 더 이상 나는 이 회사에서 일할 수 없어’라는 생각에 이르러 사직서를 제출하곤 한다.
이 경우 근로자는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로 사직한 것이 되므로 실업급여도 받을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사직서는 작성하지 말라고 권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폭언이나 부당한 대우를 반복하는 사업장에서는 통상적으로 그 대상자가 되는 사람이 정해져있으며 해당 근로자가 스스로 사직하지 않을 경우에는 “업무능력 부족, 근무태만” 등의 사유를 들어 해고에 이르는 경우도 다수 발생한다는 점이다.
누구든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꽤 규모가 큰 회사에서도 이런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다.
팀장은 다른 팀원들이 듣고 있는 자리에서 부하직원들을 큰 소리로 타박하는 것이 생활화된 사람이었다. 그는 한 해 전에는 초임으로 근무하였던 A에 대하여 부당한 대우를 하면서 폭언을 거듭하다가 다음 해가 되어 A의 후임인 B가 입사하자 모든 화살을 B에게 돌렸다. 그 후 팀장은 지속적으로 B의 업무능력 부족을 지적하면서 B에 관한 업무평가표를 작성하여 갔다. 결국 B는 업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해고통지서를 받았고 해고되었다.
다행히도 B와 같은 팀에서 근무하던 사람 중 B가 해고된 후 퇴사한 직원이 있었다. 이에 그 퇴사자를 통해 B가 업무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팀장이 B에 대하여 부당한 대우를 하고 폭언을 반복하였던 사실을 증명할 수 있었다. 재직자들이 회사측에 불리한 진술서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 비추어, 퇴사자가 없었다면 사실관계가 제대로 밝혀졌을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 치열한 다툼 끝에 명예를 회복한 근로자를 보니 필자도 마냥 뿌듯하다.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어느 수험교재에도 인용되었던 도종환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를 떠올려본다. 보통 사람들은 1주일에 40시간 이상 일터에서 동료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회사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반복적인 부당한 대우는 없었는지 돌아볼 일이다.
또한 반복적인 부당한 대우 이후에 해고까지 된 경우라면 마땅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해고의 위법성에 관하여 철저하게 다투어야 할 것이다.
관련 기사 링크 : http://www.sp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88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