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배우자의 외도가 죄가 되나요, 불륜죄에 대하여
가끔 배우자의 외도가 불륜죄에 해당하는지 묻는 분들이 있다. 엄밀히 말하면 우리 형법상 불륜(不倫)이라는 죄는 없다. 흔히 말하는 불륜죄는 간통죄를 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5년 간통죄에 대하여 위헌 결정을 내렸다. 위 결정으로 1953년 제정된 간통죄는 62년 만에 폐지되어 사라졌다. 따라서 그간 간통죄에 해당하던 행위들은 이제 형법상 처벌할 수 없게 되었다.
하지만, 불륜죄를 저지른 배우자 및 그 상간자에게 법적인 책임을 묻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배우자의 불륜은 재판상 이혼의 사유가 된다. 우리 민법은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재판상 이혼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으며, 배우자의 부정행위는 혼인한 이후에 부부 일방이 자유로운 의사로 부부의 정조의무, 성적 순결의무를 충실히 하지 않은 일체의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 성관계를 전제로 하는 간통보다 넓은 개념이다.
즉, 배우자 있는 자가 제3자와 연인관계로 볼 수 있는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았거나 함께 여행을 가거나, 데이트를 한 경우에는 성관계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부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간통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게 된 부부일방은 배우자를 상대로 이혼의 소를 제기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위자료 또한 청구할 수 있다.
한편, 이혼을 원하지 않는 경우, 부정행위의 상대방인 제3자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법원은 제3자가 부부의 일방과 부정행위를 함으로써 혼인의 본질에 해당하는 부부공동생활을 침해하거나 유지를 방해하고 그에 대한 배우자로서의 권리를 침해하여 배우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행위는 원칙적으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간통을 처벌하는 조항이 폐지된 것과 별개로, 부정행위가 잘못된 행위인 점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가정이 있는 자의 부정행위는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행위임은 물론, 나아가 법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하는 불법행위에도 해당한다.
만약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알게 되어 혼자 고민하고 있다면, 당당하게 법적 절차를 밟아 슬기롭게 문제를 해결하기를 바란다.
관련 기사 링크 : http://www.sp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88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