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은 컴퓨터만 있으면 남녀노소 누구나 자유롭게 즐길 수 있지만, 다른 사람과 부딪힐 일이 많아 불쾌한 경험을 하기 쉽다. 초보자 때 멋모르고 저지른 실수 하나에 다른 유저들이 비난의 채팅을 퍼붓는가 하면 싸움이 벌어져 서로에게 욕설을 내뱉고 심지어 음란한 말까지 건네 괴롭히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시비가 붙었을 때, 그저 가벼운 해프닝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자칫 잘못하면 통신매체이용음란죄가 인정되어 처벌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통매음’이라고 줄여서 불리기도 하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자기나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으로 전화, 우편, 컴퓨터 등 통신매체를 이용해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말, 음향, 글, 그림, 영상이나 물건을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하는 범죄다. 성폭력처벌법에 규정되어 있는 성범죄의 하나로 혐의가 인정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따라서 게임 프로그램 내의 채팅 기능이나 대화 기능을 이용해 상대방에게 성적 언동을 하고 상대방이 이를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신고한다면, 범죄가 성립해 처벌에 이를 수도 있다. 헤드폰과 마이크를 이용해 음성 대화를 나누며 게임을 즐기는 경우도 많은데, ‘음성’ 또한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 죄가 성립하여 처벌받을 수 있다.
이 죄는 명예훼손과 달리 피해자가 특정될 것이나 공개적으로 피해가 발생할 것을 요하지 않으므로 일대일 대화나 쪽지 기능을 이용한 때에도 처벌이 가능하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든, 전혀 모르고 있는 사이든 상관 없이 범죄의 성립 여부를 따지기에 친분이 있는 관계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지인, 직장 동료 등 사이에서 SNS나 문자 등을 통해 지나친 성적 언동을 하고 상대방이 거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러한 행위를 했다가 통매음으로 처벌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법무법인YK 창원분사무소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전문 나자현 변호사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는 대부분 캡쳐나 녹음 등을 통해 증거가 확실히 확보된 상태이기 때문에 구성요건이 충족되기만 한다면 처벌로 이어진다. 장난이나 실수였다고 해명하더라도, 피해자와 합의를 한다 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는 중대한 혐의이므로 온라인에서 타인과 대화를 나눌 때에는 언제나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