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신라젠 상폐' 거래소 이사장 피소 사건 수사…고발인 조사
▲ 신라젠 주주연합, 한국거래소 경찰 고발
김명환 신라젠 주주연합 대표와 관계자들이 이달 9일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에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외 임직원 고발장 접수를 하기 위해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지난달 상장폐지가 결정된 신라젠 주주들이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임직원을 고발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1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전날 신라젠주주연합 측을 고발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주주연합은 이달 9일 손 이사장과 임직원들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미공개 중요정보 이용행위 금지) 혐의로 서울청에 고발했다.
이들은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YK를 통해 낸 보도자료에서 "전자공시시스템(DART) 공시자료를 통해 상상인저축은행과 그 특별관계인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한 것으로 특정하고 경찰 조사 과정에서 증거 자료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구체적으로 상상인저축은행이 보유 주식 188만여주의 87.3%에 달하는 164만여주, 상상인증권이 19만여주를 매도했다"며 "만약 상상인저축은행이 미공개중요정보를 이용했다면 이를 통해 방지한 손실액은 최대 95억여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주주연합은 "상상인저축은행은 거래소의 지분 3.12%를 보유한 대주주"라며 "기심위의 미공개 중요정보가 유출됐다면 상상인저축은행이 이를 이용한 장본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정황이 객관적인 증거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주연합에 따르면 지난달 18일 오후 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 시작 시점인 오후 2시께 기관투자가들이 신라젠 최대주주인 엠투엔 주식을 대량매도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당일 기관투자자들은 185만주를 순매도했고, 주가는 약 11% 떨어졌다.
주주연합은 "순매 매물량이 직전과 비교해 10∼100배에 이르는 것으로 매우 이례적인 규모"라며 대량매도가 기심위에서 신라젠의 상장폐지 결정을 공표하기 4시간 전부터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장심사 자료와 회의내용 등이 공표 전에 유출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고발장에서 주장했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신라젠의 코스닥 시장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이에 소액주주들은 상장 폐지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거래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주주연합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기준으로 이번 고발에 동참한 신라젠 투자자들은 1천86명에 달한다.
다만 거래소 측은 기심위가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독립된 의사결정기구로 거래소가 결정에 관여하거나 관련 내용을 사전에 인지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거래소는 18일까지 코스닥시장위원회를 열어 신라젠의 상장폐지 또는 거래재개, 개선기간 부여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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