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이혼절차, 결코 간단하지 않아… “쟁점별 대응 전략, 충실하게 세워야”
부부가 이혼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을 갖고 있거나 이혼 조건에 대해 원만하게 합의할 수 없을 때에는 재판이혼절차를 거치는 재판상이혼을 하게 된다. 재판상이혼은 부부 두 사람 중 한 사람만 이혼을 원하더라도 청구할 수 있으나 아무 이유나 들어서 이혼을 요구할 수는 없다. 민법 제840조는 △배우자의 부정행위 △악의적인 유기 △배우자나 그 직계존속의 심히 부당한 대우 △자신의 직계존속에 대한 배우자의 심히 부당한 대우 △배우자의 생사 불명(3년 이상) △그 밖의 중대한 사유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들고 있으며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이 이러한 사유 중 최소한 한가지 이상 해당될 때에만 재판이혼절차를 밟을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자신의 잘못으로 혼인이 파탄에 이르렀다면, 이러한 사유가 있다 하더라도 이혼을 요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이혼에서 유책주의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히 드물게 파탄주의를 인정하는 사례도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유책배우자가 먼저 이혼을 요구하더라도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재판이혼절차는 이혼을 원하는 당사자가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면서 개시된다. 소장에는 자신과 배우자의 인적사항과 더불어 청구 원인 및 취지를 작성하면 된다. 이혼을 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기 쉽게 정리하여 제시하고 소송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를 신중하게 담아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를 미리 수집해 두어야 추후 원하는 방향으로 재판을 진행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소장이 접수되면 법원은 상대방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려주고 답변서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한다. 만일 이혼을 원하지 않거나 상대방이 주장하는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면 답변서를 통해 이러한 점을 분명히 드러내야 한다. 답변서는 소장을 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제출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이혼사건에 대해 조정전치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상 이혼을 하기 전에 반드시 조정절차를 거쳐야 한다. 조정을 통해 당사자의 의견 차이를 줄이고 재산분할이나 양육권, 위자료 등 주요 쟁점에 대해 합의를 한다면 재판까지 가지 않고서도 원만하게 이혼을 완료할 수 있다. 하지만 조정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감정이 더욱 악화되어 재판상이혼에 이르게 될 경우, 진흙탕 싸움이 전개되는 경우가 많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법무법인YK 이지은 이혼전문변호사는 “재판이혼절차에서는 당사자가 법원을 오가야 하는 일이 많아 생업에 종사하며 모든 단계를 꼼꼼하게 챙기기 어려운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답변서 제출, 출석 요구 등을 무시하거나 간과하기라도 하면 돌이키기 어려운 손해를 입을 수도 있으므로 처음부터 끝까지 꼼꼼하게 준비하여 자신의 입장을 재판부에 충분히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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