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등이용촬영죄, 재범 가능성 높아… 강력한 처벌 피하기 어렵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언론을 통해 ‘몰카’나 ‘불법촬영’ 등의 이름으로 보도되곤 한다. 성폭력처벌법 제14조는 이 범죄를 카메라나 그 밖에 이와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하여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 대상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한 때 성립한다고 정의하며 7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특징 중 하나는 재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다. 법무부가 지난 해 발간한 ‘2020 성범죄 백서’에 따르면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재범 비율은 75.0%를 기록하며 전체 성범죄 재범 사례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특히 지하철이나 버스처럼 사람이 많고 혼잡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큰 편이다.
여름이 다가오며 기온이 부쩍 높아진 점도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조성한다. 사람들의 옷차림이 얇아지고 짧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신체적 노출이 늘어나고 수영복, 비키니 등을 착용하는 수영장이나 해수욕장 등에서 불법촬영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때문에 국내 유명 휴양지 지자체는 지역 내 해수욕장이나 공영 관광지의 공중화장실 등을 중심으로 불법촬영 점검을 실시하며 자체적인 단속반을 운영하며 범죄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카메라등이용촬영죄가 반드시 ‘노출된 신체’를 찍었을 때에만 성립한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과거에는 노출이 없으면 범죄 성립을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으나 최근에는 재판부의 태도가 변화하여 피해자의 수치심을 바탕으로 범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레깅스 등 신체의 굴곡이 드러나는 의상을 입었을 때 이를 당사자 동의 없이 촬영한다면 불법촬영으로 처벌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촬영할 당시에는 대상자가 동의했지만 이후 당사자의 동의 없이 촬영물을 마음대로 유포한다면 이 때에도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처벌받게 된다.
또한 불법촬영물을 소지하거나 시청하는 경우에도 처벌 대상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면 가중처벌을 받게 될 수도 있다.
유앤파트너스 유상배 검사출신변호사는 “여름마다 카메라등이용촬영죄를 둘러싼 갈등이 부쩍 늘어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모두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당황한 나머지 촬영물을 마음대로 삭제해 버릴 경우, 증거를 인멸하려는 시도로 인식되어 곤란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으므로 침착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사 링크 : http://www.incheonilbo.com/news/articleView.html?idxno=110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