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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강제추행, 폭행과 협박 없었어도 처벌 대상… 군대의 특수성 유의해야
2021-05-17
▲법무법인YK 백광현 군형사전문/군검사출신 변호사
동성강제추행은 폭행과 협박으로 동성인 사람을 추행하는 범죄다. 형법 제298조는 범죄의 객체를 ‘사람’으로 정하고 있어 이성 간에든 동성 간에든 강제추행을 했다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그런데 같은 동성강제추행이라 하더라도 군인 신분으로 다른 군인을 추행했다면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군대 내의 동성강제추행에는 형법 대신 군형법이 우선적으로 적용되기 때문이다. 군형법에 따르면 군인이 군인을 폭행이나 협박으로 추행했다면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벌금형이 아예 규정되어 있지 않은 데다 징역형의 하한선이 정해져 있다는 점에서 군대 내의 동성강제추행이 얼마나 중대한 범죄인지 알 수 있다.
이처럼 군인 간의 성범죄를 중히 처벌하는 이유는 군대의 특수성 때문이다. 군대는 민간에 비해 폐쇄적이며 계급에 따른 상명하복 질서가 엄격하게 적용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상급자가 자신의 계급, 지위를 앞세워 하급자를 추행하거나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이에 대해 피해자가 쉽게 저항하기 어렵고 외부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힘들어 피해가 장기화 되는 경향이 있다.
또 이러한 범죄 행위는 전시 상황에서 서로의 생명을 책임 져야 하는 전우애를 해치고 궁극적으로는 군의 전투력을 저해한다.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해치고 군기를 문란케 하여 더욱 많은 법익을 해치기 때문에 강제추행을 엄격하게 처벌하는 것이다.
한가지 주목할 만한 점은 군인과 군인 사이의 추행 또한 엄중하게 처벌된다는 사실이다. 군형법은 협박이나 폭행을 사용하지 않은 단순 추행에 대해서도 2년 이하의 징역형을 정하고 있다. 추행이란 성욕의 흥분이나 자극, 만족 등을 목적으로 하는 행위로 건전한 상식이 있는 일반인의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하는데, 당사자가 장난으로 스킨십을 했다 주장하더라도 피해자가 느낀 감정에 따라 얼마든지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
만일 군인이 강제추행 사건에 연루된다면 형사처벌과 별개로 징계처분이 가능하다. 이러한 징계처분은 직업군인의 경우, 더욱 무겁게 다가오는데 파면이나 해임 등의 처분을 받게 될 수도 있으며 설령 이러한 처분을 피한다 하더라도 현역복무부적합 심사에 회부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운 좋게 군인 신분을 유지하게 된다 하더라도 호봉 승급이나 진급 등에 있어서 지대한 영향을 받게 되며 결과적으로 군을 떠나는 것만 못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법무법인YK 백광현 군형사전문/군검사출신 변호사는 “동성강제추행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등록이나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등 다양한 보안처분까지 부과될 수 있다. 단순히 오해라거나 장난이라는 변명으로 해결할 수 없는 중대한 문제이므로 경각심을 가지고 불필요한 갈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 순간의 사건으로 인생 전체가 휘청거릴 수 있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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