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K국방법무센터

군강제추행 사건이 연달아 보도되며 국민들의 공분을 사는 가운데 최근 육군사관학교(육사)에서도 남성 생도가 후배를 수차례 강제추행한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육사측은 지난 4월 초, 생도를 대상으로 성인지 관련 교육을 진행하던 도중 육사 4학년 생도가 후배를 수차례에 걸쳐 강제추행한 사실을 인지했다. 이후 군사경찰과 군검찰의 수사 결과 해당 생도 기소가 결정되었으며 육사 측은 훈육위원회와 교육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해당 생도를 퇴교 처리했다. 해당 사건은 민간법원으로 이송될 예정이지만, 사건 당시 당사자의 신분을 고려하면 군형법이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군형법은 생도나 군무원을 비롯해 장교와 준사관, 부사관, 병사에게 적용된다. 군기 문란으로 인한 전투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 사회와 다른 범죄를 여럿 규정하고 있으며 유사한 범죄라 하더라도 군인이 저지르면 더욱 무거운 처벌을 받게 된다. 군강제추행도 그 중 하나다. 군형법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군인 등을 추행하는 경우 1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그렇지만 군대 내의 수사 체계나 사법시스템이 군형법의 취지를 뒷받침하지 못해 피해자가 고통을 당하는 일이 수시로 발생해 왔다. 여군, 남군 가릴 것 없이 피해를 입고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심지어 군강제추행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던 군사법원의 판결이 대법원에 가서 뒤집히는 경우도 존재한다. 최근 발생한 A씨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대법원이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육군학생군사학교 전 간부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 판결을 내린 원심을 유죄 취지로 깨고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낸 것이다.

A씨는 2017년 같은 부대에서 근무하던 여성 부사관 B씨의 양 손을 잡아 끌어 자기 어깨 위에 올리거나 산림욕장에서 물 속으로 들어오라고 제안하며 갑자기 안아 올리는 등 신체접촉을 했다. 스크린야구장에서 야구 스윙을 가르쳐준다며 B씨의 뒤에서 손을 잡고 끌어안는 등 부적절한 행위를 한 A씨는 결국 군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되어 법정에 섰다.

1심에서는 A씨의 군강제추행 혐의를 인정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으나 2심인 고등군사법원에서는 당시 상황이 객관적으로 자연스러운 신체접촉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성별의 차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연스러운 신체 접촉이 성적 자기결정권을 현저히 침해하는 행위라거나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볼 수 없다며 강제추행에 대해 무죄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러한 군사고등법원 판단에 동의하지 않았다. A씨의 행위가 객관적으로도 일반인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게 하고 성적 도덕관념에 반하는 행위인 데다 여성에 대한 추행이 신체 부위에 따라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이다. 대법원은 “B씨가 동료군인들에게 사정을 이야기하며 수사기관과 법정에서도 불쾌감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진술했는데도 원심이 무죄로 판단했다”며 파기환송했다.

군형법상 강제추행이 인정되면 벌금형 없이 오직 징역형으로만 처벌되며 상관 지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등의 행위는 가중처벌 될 수 있다. /백광현∙법무법인YK 군형사전문변호사

◇백광현 변호사는...

현 법무법인YK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군형사 전문변호사. 성균관대 법학과 및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시험 합격. 전 육군 법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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