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의료행위의 인정 범위, 생각보다 넓어 주의해야
2021-06-17
무자격자에게 대리수술을 시키고 직접 무면허의료행위를 행한 인천의 한 척추 전문병원 관계자들이 형사 입건되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의료법 위반 등 혐의로 인천 모 척추 전문병원 의사 5명과 원무과장, 진료협력과장 등 행정 직원 4명을 입건했다고 밝혔다. 이 병원은 지난 2월, 의료인이 아닌 행정직원들이 환자의 수술 부위를 봉합하고 의료용 현미경을 가지고 환부를 보며 처치를 하는 등 허리 수술을 진행하고 불법 의료행위를 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의료법 제27조는 의료인이 아니면 누구든지 의료행위를 할 수 없으며 의료인 또한 면허된 것 외의 의료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누구든 면허 없이 의료행위를 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무면허의료행위를 시켜서는 안 되며 이러한 규정을 위반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의료법은 의료행위가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히 규정하고 있진 않으나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행위는 물론, 의학상 기능과 지식을 가진 의료인이 하지 않으면 보건위생상으로 위해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행위를 의료행위로 파악하고 이러한 관점에서 무면허의료행위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기준을 가지고 바라보았을 때 생각보다 무면허의료행위의 성립 범위가 넓다는 것이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별 것 아니라고 생각했던 행동도 법리상 무면허의료행위에 해당하여 처벌에 이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타투(문신) 논란은 이러한 혼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문신은 과거 조직폭력배 등이나 하는 것으로 여겨졌지만 어느 순간부터 눈썹 등에 대한 반영구 화장이나 타투라는 이름으로 보편화되면서 지금은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존재가 되었다. 우리 국민 네 명 중 한 명은 타투나 반영구 화장 시술을 경험해보았다고 할 정도로 타투 시술을 하는 곳도, 받는 사람도 많아진 것이다.
그런데 1992년 대법원이 문신 시술을 의료행위라고 판단한 이래로 비의료인이 문신 시술을 할 경우, 이는 무면허의료행위에 속하게 되고 결국 의료진이 아닌 타투이스트는 형사처벌을 받아 왔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는 일부 이용자들은 타투를 받고 난 후 타투이스트를 협박, 시술료를 내지 않거나 금품을 갈취하는 범죄를 저지르기도 했다.
또한 최근 한 타투이스트는 의료법 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하며 문신을 둘러싼 무면허의료행위 논란에 방점을 찍었다.
법무법인YK 김범한 의료·형사전문변호사는 “무면허의료행위를 둘러싼 논쟁이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의료행위는 사람의 생명과 신체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강도 높은 재제를 가하여 이를 통제하고 있으나 앞으로 이러한 판단이 어떻게 바뀌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러한 때일수록 주의를 기울여 공연한 논란에 연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http://www.globalepic.co.kr/view.php?ud=202106161154111876cf2d78c68_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