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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병 세정제서 이물질… 소비자 집단분쟁조정 신청
사용자 142명 유한킴벌리 상대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 신청
10개월 된 아기의 아빠인 정모(34)씨는 최근 사용하던 젖병세정제에서 검은색 가루를 발견했다. 이 제품을 사용해 세척한 젖병 안에도 검은색 가루가 남아 있었다. 맘카페 등을 통해 다른 소비자도 금속성 이물질을 발견했다는 글을 보고 우연한 일이 아님을 알았다. 정씨는 “아내가 산후조리원에서 나온 뒤 지금까지 계속 썼던 제품인데 아이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을 것 같아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최근 유아용 용품에서 이물질이 발견되는가 하면 환경호르몬이 기준치를 초과해 소비자들의 집단분쟁조정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
16일 한국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이물질이 들어간 젖병세정제를 사용한 소비자 142명이 최근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집단분쟁조정 절차에 들어갈지 검토하는 단계”라며 “분쟁조정을 개시하게 되면 다른 피해자가 더 있는지 모집하고 전문가 의견 등을 받아 조정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조정이 성립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재판상 화해 효력이 발생하며, 소비자는 관할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있다.
분쟁조정신청서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젖병세정제를 사용하던 중 제품 안에 금속성 이물질이 들어간 것을 발견했다. 일부는 젖병 사용 과정에서 검은색 금속 이물질이 남아 있는 것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들은 분쟁조정을 통해 젖병세정제 구매대금 환불과 피해자당 50만원의 위자료를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특히 이물질이 인체에 유해한 성분인지 정확히 밝히고, 환불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소비자 측 법률대리인인 장예준 법무법인YK 변호사는 “물건을 사용하는 대상이 아기들이라는 점에서 성인보다 영향이 지대할 수 있다”며 “사측에서 물건에 하자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고지하지 않아서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 분쟁조정 신청을 하고 싶다고 연락 온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다.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한 유한킴벌리 측은 “지난해 5월 8일부터 10월 16일까지 판매된 제품의 환불 절차를 진행한다”며 “판매사로서 사전에 보다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앞서 환경호르몬이 기준치의 600배 넘게 검출된 아기용 욕조 ‘코스마’를 썼던 소비자들도 제조사·유통사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에 나서며 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해당 욕조는 이른바 ‘국민 아기욕조’라고 불리며 아기를 키우는 부모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제품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기사출처 : 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35528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