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엄중해 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강제추행 사건의 발생 빈도가 적지 않다. 혐의를 받게 되면 당황한 나머지 무작정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거나 상대방을 비난하기 쉬우나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오늘 날, 이러한 행위는 역효과를 일으켜 악수(惡手)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CCTV나 블랙박스, 스마트폰 촬영 화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가 뚜렷한 상황에서 섣불리 거짓말을 하거나 변명을 일삼는다면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가중처벌 될 수도 있다.

강제추행의 성립 요건의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형법상 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하는 범행이다. 문언만 살펴보면 다른 사람을 때리거나 위협을 가해 강제로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를 만질 때에만 강제추행이 성립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사건을 살펴보면 일반인들이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강제추행은 성립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기습 추행’이다.

회사 대표인 A씨는 직원들과 회식을 하다가 여직원 B씨의 머리를 잡아 가슴으로 당기는 등 이른바 ‘헤드락’을 걸었다가 강제추행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당시 피해자는 “불쾌하고 성적 수치심이 들었다”고 진술했으며 회식에 참여 했던 직장 동료도 “이러면 미투다. 그만하라”며 A씨의 행위를 말렸다. 1심은 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A씨에게 유죄를 선고했으나 2심에서는 이러한 행동을 추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 무죄를 선고했다.

회식 장소는 공개된 장소인데다가 두 사람이 연봉협상 등 근무여건에 대한 대화를 나눴을 뿐 성적인 언동을 한 적이 없다는 이유였다. 또 주로 접촉한 머리나 어깨가 사회통념상 성과 관련된 특정 신체 부위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피해자가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낄 수는 있으나 이를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강제추행죄의 추행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A씨의 행위를 기습 추행이라고 판단, 또다시 판결을 뒤집었다. 기습 추행처럼 폭행과 추행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행위는 동석자가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성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목 부분에 팔이 닿고 A씨의 가슴에 B씨의 머리가 닿은 것 또한 성적 수치심이 일으킬 수 있는 행위라고 보았다. 당시 A씨가 피해자를 향해 “나랑 결혼하려고 결혼을 안 하고 있다” 등 말을 건넨 것도 성적인 의도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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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YK 강경훈 형사전문 대표변호사(법무법인YK 제공)

이에 법무법인YK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최근에는 이렇듯 강제추행의 성립 요건을 매우 폭넓게 해석해 피해자를 구제하려는 판례가 많이 등장한 상태다. 이러한 변화를 알지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자신의 혐의에 대응하려 한다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는커녕 더욱 무거운 처벌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강제추행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결코 가볍지 않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강경훈 형사전문변호사는 “강제추행은 설령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강력한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어떠한 일이 있어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반드시 형사전문변호사 등 법률가의 조력을 구해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