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권·양육권 소송' 이혼소송 시 이것 만은 지키자
부부가 이혼할 때 가장 큰 고통을 받는 사람들은 바로 자녀들이다. 물론 이혼하는 당사자들도 마음이 아프겠지만 그들은 자신이 선택한 길인 것에 비해 자녀들은 자신이 선택한 것도 아닌데 고통을 받는다. 이렇게 이혼이 자녀들에게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기에 이혼소송에서 자녀들은 ‘사건본인’으로 표시되며, 법원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자녀들이 고통을 덜 받도록 노력하고 있다.
부모님이 이혼을 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일인데 이혼소송을 하는 과정에서 부모 쌍방이 자녀들에게 더 큰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다. 상대방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좋지만, 부디 자녀들을 생각해서라도 반드시 지켜주었으면 하는 부분들이 있다.
이혼 과정에서 제일 나쁜 행동은 양육비를 주지 않는 것이다. 혹자는 “계속 양육비 안 주면 상대 쪽에서 먼저 지쳐서 나가떨어질걸요.”, “지금 일 그만두면 양육비 안 줘도 되잖아요.”라며 마치 대단한 소송전략인 양 으스대기도 하는데, 좋은 소송전략도 아닐뿐더러 그게 정말 자식을 가진 부모로서 할 말인지 반문하고 싶다. 자녀를 양육하는 데 드는 비용은 상당하고, 이혼한다고 해서 부모 중 일방에게 그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 된다. 양육비를 꾸준히 지급하는 것이 자녀의 행복을 위해서도, 좋은 소송결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자녀들에게서 상대방의 존재 자체를 지우려고 하는 행동도 나쁘다. 자녀가 보는 앞에서 서로를 지나치게 깎아내리며 헐뜯거나, 상대방의 유책사유를 과장하여 말해주거나, 일부러 면접교섭을 시켜주지 않으면서 상대방이 죽었다고 말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이런 행동은 자녀들에게 너무나 큰 충격을 주고 정서적으로도 불안정하게 만든다. 내 아내, 내 남편은 아니겠지만 내 자녀의 엄마, 아빠라는 생각을 가지고 상대방을 존중해주어야 하고, 자녀에게도 비록 엄마, 아빠가 더 이상 부부가 아니지만 부모로서의 역할은 변함없다는 사실을 잘 알려주어야 한다.
상대방이 양육하고 있는 자녀를 억지로 데리고 오는 것도 나쁘다. 법원이 최대한 관대하게 판단하기는 하지만 자칫 잘못하면 미성년자약취죄로 처벌받을 수도 있고, 불필요하게 유아인도청구 등 절차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녀가 부모의 이혼으로 받는 불안감에 더해 갑작스럽게 주거환경과 양육환경이 변해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녀가 다니고 있는 유치원, 초등학교 등에 찾아가 강제로 데리고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녀의 친구들 사이에서 안 좋은 소문이 나기도 하고, 억지로 탈취해가는 과정에서 유치원이나 학교 선생님들과도 갈등이 생길 수 있다. 자녀를 데리고 와야 한다면 자녀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면서 상대방과 의견조율 과정을 거치고, 충분한 적응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혼소송이 길어질수록 친권·양육권을 다투며 생기는 갈등도 커진다. 그 과정에서 자녀들이 받는 상처가 조금이라도 줄어들 수 있도록 반드시 위와 같은 내용을 숙지하고 지켜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채민 변호사 ilyo@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출처 : 일요서울i(http://www.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