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출신 변호사 “’특수상해죄는 비친고죄, 피해자와 합의했어도 처벌 가능성 높아”
술자리에서 맥주병으로 상사의 머리를 내리쳐 특수상해죄로 기소된 50대 남성에게 법원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당시 남성은 자기보다 나이가 어린 상사로부터 질책을 받고 화가 나 우발적으로 이러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피해자와 합의를 하여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처벌로 이어진 이유는 특수상해죄가 친고죄,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친고죄란 피해자 및 법률이 정한 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있는 범죄이며,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명시적 의사표시를 하면 그 의사에 반하여 형사소추를 할 수 없도록 정한 범죄를 말한다. 해당 범죄가 둘 중 하나에 포함된다면 피해자와 합의를 하여 소를 취하하거나 처벌불원의 의사를 밝힌 것만으로 형사처벌을 피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는 형사소송 과정에서 피해자의 의사를 반영하여 형식적 획일성과 비형평성을 완화하고자 하는 시도로서 폭행죄는 대표적인 반의사불벌죄다. 그러나 정도가 과하여 사람의 신체에 상해를 입히는 단계로 넘어 가면 처벌의 필요성이 피해자의 의사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며, 특히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를 입히는 특수상해죄는 그 죄질이 무거워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 해도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유앤파트너스 이준혁 경찰출신 변호사는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시민들이 특수상해죄 등 형사적 혐의를 받게 되면 마치 피해자와의 합의가 모든 혐의를 벗겨줄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수상해죄는 법정형으로 징역형만 정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기소가 되면 선처를 구하기 매우 어려운 사건이며 사건 초기부터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구하지 않는다면 초범이라 해도 실형이 선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특수상해죄가 성립하려면 폭력조직간에 패싸움을 벌이거나 집단 폭행을 저지르거나 흉기를 휘두르는 정도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준혁 경찰출신 변호사는 평소 범죄 전과가 없던 평범한 사람이 특수상해죄를 일상 생활 속에서 ‘홧김에’ 저지르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준혁 변호사는 “말다툼을 벌이다가 얼음물이 가득 찬 페트병을 집어 던지거나 휴대전화로 머리를 때려 상해를 입히는 등 일상생활 속에서 특수상해죄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수상해죄의 위험한 물건이란 상식적 의미의 흉기보다 훨씬 넓은 의미이며 법원은 개별 사건에서 해당 물건이 어떤 방식으로 사용되었는지, 어떤 재질로 이루어져 있으며 어느 정도의 강도를 가지고 있었는지 판단하여 특수상해죄 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에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면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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