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인터뷰]재산범죄에 속하는 재물손괴죄, 반려동물도 재산에 해당
▲YK법률사무소 이준혁 경찰출신변호사
남의 집 반려동물을 때려죽인 50대 남성이 재물손괴죄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담당 재판부는 “해당 사건의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피해가 회복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는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반려동물을 향한 잔인한 학대행위는 여전히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고양이를 잔인하게 죽인 30대 남성 화두로 올랐다.
30대 남성은 경의선 숲길에서 애완용 고양이를 무차별 공격하였고, 고양이는 끝내 숨을 거뒀다. 그러나 이 남성은 ‘길고양이로 알았다. 주인이 있는 줄 몰랐다.’며 재물손괴죄의 범죄성립을 부인했다.
30대 남성의 주장, 재판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여질까. 이와 관련하여 YK법률사무소 경찰출신 이준혁변호사와 이야기를 나눠봤다.
질)안녕하세요.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답)네, 안녕하세요. YK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이준혁변호사입니다.
질)먼저, 경의선 숲길에서 ‘자두’라고 불리는 고양이를 죽인 30대 남성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 남성한테 적용되는 죄명은 ‘재물손괴죄’인데, 남성은 지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답)네, 맞습니다. 반려동물들은 현행법상 생명이 아닌 물건으로서 취급 받기 때문에 재물손괴죄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때의 재물손괴죄는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다는 고의가 필요합니다. 현행법상 과실로 타인의 재물을 손괴하게 되면 처벌할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 남성은 고의가 아닌 과실을 주장하는 겁니다.
질)그럼 이 남성은 재물손괴죄가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건가요.
답)이 남성의 주장처럼, 타인의 재물을 손괴할 고의가 없었다고 판단된다면 재물손괴죄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숲길에서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길고양이라고 판단할 만한 사정이 있느냐는 것인데, 이 부분은 당시 발견된 고양이의 상태나 사람을 따르는 모습을 봐야만 정확히 판단할 수가 있습니다.
질문)재물손괴죄로 무죄가 나올 수도 있다는 건가요.
답)알려진 바에 따르면, 고양이 ‘자두’가 주인에게 관리를 받은 듯이 털이 깨끗했다고 합니다. 관리된 동물들은 보통 주인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는 발견된 장소나 주변 상황들로 봤을 때, 고의성이 있었다고 보기 힘든 부분이 많아 보여서 무죄로 판결될 가능성도 있다고 봅니다. 다만, 재물손괴죄가 성립되지 않더라도 동물학대죄로 처벌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질문)재물손괴죄와 동물학대, 각각 어떻게 처벌되나요.
답)먼저, 재물손괴죄의 경우 형법 제 366조에 의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7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또, 동물학대죄의 경우에는 동물보호법 제 46조에 의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으로 처벌됩니다.
질문)최종 결론은 어떻게 나올 것으로 예측되는지.
답)재물손괴죄로 보기 어려운 측면이 강하지만, 이 남성은 동물을 죽게 만들려는 계획성 범행이 드러났기 때문에 동물학대죄는 충분히 적용이 가능해 보입니다.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되고, 선처를 해줄 경우 또 이런 범행을 저지를 가능성이 크다면 실형 선고도 가능해 보입니다.
질문)일상생활에서 재물손괴죄 사건이 많은 편인가요.
답)네,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물건들에 대해 고의로 망가뜨리게 되면 재물손괴죄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 자동문의 기능을 상실케 한 사례에서는 겉으로 보이지 않지만 자동문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재물을 손괴한 것이라고 인정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재물손괴죄는 재산범죄에 속하기 때문에 중한 형사사건에 속하고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한편, 30대 남성의 재물손괴 사건은 다음달 11월 19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