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 취업, 승진을 위해서…,” 성행하는 공문서위조죄 처벌 수위 어느 정도일까
영어단어 Specification의 준말 ‘스펙’은 오직 우리나라에만 존재하는 단어다. 개인의 업적을 드러내는 서류상의 기록을 의미하며 본래 제품의 특징이나 사양을 나타내는 용어였지만 어느 순간부터 구직자나 수험생 등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갖추어야 하는 자신의 능력, 자격증이나 시험점수, 수상내역 등을 가리키는 말로 널리 통용되고 있다.
입시나 취업을 하기 몇 해 전부터 미리 계획을 세우고 스펙을 쌓아나가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성적증명서나 졸업증명서 등을 위조업체를 통해 위조하거나 아예 신분증을 위조해 대리 시험을 치는 등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SNS에서는 신분증이나 자격증, 각종 증명서를 1-2시간만에 위조해주겠다는 업체들의 홍보가 넘쳐나고 있으며 얼마 전에는 한 고위공직자의 자녀가 총장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논란에 휩싸이는 사건이 일어나는 등, 일상 속에서 스펙을 둘러싼 문서위조 행위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앤파트너스 유상배 검사출신 대표변호사는 “입시, 취업, 승진 등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행사할 의도를 가지고 문서를 위조, 변조하거나 허위의 문서를 작성하는 것은 엄연한 범죄다. 이러한 범죄는 문서의 성격이 공문서냐 사문서냐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권리의무나 사실증명에 관한 타인의 문서나 도화를 위조, 변조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공무원이나 공무소의 문서나 도화를 위조했다면 공문서위조죄로 벌금형 없이 오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이 가능하다. 인장이나 서면을 사용한 경우가 사용하지 않은 경우보다 더 무겁게 처벌되고 위조된 문서를 행사했을 때에도 각각 사문서위조, 공문서위조죄의 형에 따라 별도로 처벌할 수 있다.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다.
유상배 변호사는 “공문서위조죄 등에서 말하는 문서란 기관이 발급한 원본뿐 아니라 사본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컴퓨터 파일은 문서로 인정하지 않은 판례가 있으나 보증성, 증명성, 계속성 등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가 판단 기준이기 때문에 관련 문제가 발생했다면 법률 전문가와 상담을 받고 공문서위조죄 등의 성립요건을 충족하는지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공문서위조죄 등에 대한 판례를 살펴보면 위조 행위에 소극적으로 가담하거나 위조 범위가 문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다면 비교적 가벼운 수준의 처벌이 이루어지지만, 다량의 문서를 지속적, 반복적으로 위조하거나 워터마크, 직인 등을 원본과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했다면 처벌이 한 층 가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에 유상배 변호사는 “공문서위조죄는 위조 그 자체로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해당 위조문서를 행사하여 사기, 횡령 등 다른 범죄를 저질러 적발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에는 범행으로 얻은 이익과 끼친 피해의 정도를 따져 처벌의 경중이 결정되기 때문에 지체 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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