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소년법, 검사출신변호사가 알려주는 보호처분
아파트 옥상에서 중학생이 또래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다가 떨어져 숨진 사건으로 기소된 10대 남녀 4명에게 상해치사 등 혐의가 인정되어 장기 징역 7년에서 단기 징역 1년 6개월의 형이 선고되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라 폭행을 피해 달아나다가 사망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으므로 폭행과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피고인들의 나이를 고려하여 형량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가해자들이 미성년자라면 소년법의 적용대상이 되어 성인의 범죄에 비교했을 때 더 낮은 형량을 선고 받게 된다. 최근에는 미성년자가 이러한 사실을 내세워 강력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가 많아 소년법을 개정하거나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소년법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을 담고 있는지 유앤파트너스 유상배 대표 변호사의 자문을 구해보았다.
유앤파트너스 유상배 대표변호사는 검사출신 변호사로서 실무에 종사할 때 다양한 소년범죄를 다뤄 본 경험이 있으며, 지금까지도 소년법 적용 사건에 대해 탁월한 감각으로 의뢰인을 돕고 있다.
Q. 소년법이 무엇이고, 어떤 경우에 적용되는 것인가요?
소년법은 반사회적 성향이 있는 소년의 환경을 조정하고 품행을 교정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 소년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마련됐다. 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무조건 엄벌로 다스릴 것이 아니라 보호와 교화, 교육을 하여 건전한 사회인으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더 바람직한 일이라는 판단이 전제됐다.
현행 형법상 만 10세 이상 13세 미만은 촉법소년,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범죄소년으로 구분한다. 촉법소년은 형사미성년자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를 경우 형사처벌을 할 수 없지만 소년법의 적용으로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다. 범죄소년은 형법의 적용을 받게 되지만, 성인과 동일한 수준으로 처벌하는 것이 다소 가혹하다는 취지에서 소년법을 우선적으로 적용하여 다소 관대한 처분을 받도록 하고 있다.
Q. 소년사건과 일반 형사사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소년사건은 소년 보호사건이냐 소년 형사사건이냐에 따라 관할 기관과 절차가 달라진다. 소년 보호사건은 가정법원이나 지방법원의 소년부에서 소년법이 적용되어 처리되며 보호처분을 받게 된다. 반면 소년 형사사건은 일반 형사법원에서 형사소송절차에 따라 처리된다.
일부 청소년들이 ‘소년법의 적용을 받으니까 처벌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식으로 항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죄질에 따라서 징역 등 형사처벌을 받게 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단, 장기의 경우에는 10년, 단기는 5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되어 있으며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 받을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15년의 유기징역까지만 선고할 수 있다.
Q. 보호처분에는 어떠한 내용이 포함되나요?
소년 보호재판을 받게 되면 소년의 성행이나 가정환경, 보호자의 보호의지와 보호능력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여러 보호처분을 내릴 수 있다. 소년법의 보호처분은 1호부터 10호까지 종류와 기간, 적용 연령이 정해졌다.
보호시설에 위탁을 보내거나 보호관찰소에서 일정 기간 교육을 받도록 수강명령을 내릴 수 있다. 사회봉사명령이나 보호관찰 등을 명할 수도 있으며 6개월 이내의 기간 동안 소년원 단기 송치를 하거나 2년 이내의 범위에서 소년원 장기 송치를 할 수 있다. 소년원 송치가 보호처분 중 가장 강력한 처분이라 할 수 있는데 전과기록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징역과 구분되는 특징이다.
Q. 소년법 적용 사건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청소년기에 발생하는 소년범죄는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실행하는 것보다는 충동적으로 저지르는 경우가 많고, 본인은 범죄 의사가 없더라도 또래 친구들과의 의리 등을 중요하게 여겨 사건에 휘말리는 때도 많다. 조사를 받으면서도 불안하고 두려운 상태를 감추기 위해 일부러 더욱 반감을 표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변론에 임한다면 아이들의 진의를 파악하기 어렵고 그만큼 제대로 된 변론을 하기 힘들다.
또한 소위 ‘비행청소년’이라는 편견 때문에 실제로 형사사건이 성립되기 어려운 수준의 잘못에도 엄격한 보호처분 등이 부과될 수 있다.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잘못의 책임을 분배하여 과도한 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사링크 : http://theleader.mt.co.kr/articleView.html?no=20190730093078266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