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집에 들어가지 못했어도 주거침입 강간죄가 인정될까
최근 주거침입 강간 사건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신림동에서 혼자 사는 여성의 집까지 쫓아간 괴한의 영상은 많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이 영상의 모습을 살펴보면, 괴한은 피해여성을 몰래 따라 빌라의 안까지 침입하였음은 물론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이 자신의 집안으로 들어가려는 순간을 노려 여성의 집으로 침입하려는 시도를 하기도 했다. 여기까지만 해도 너무도 놀랍고 무서운 일이나, 뒤의 영상은 더 큰 공포를 보여주었다. 바로 괴한이 도망을 하거나 그 장소를 벗어나지 않고 그 피해여성의 집의 문을 열려고 시도를 하였다는 점이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전라도, 경기도, 신림동에서 유사한 사건이 또 발생하였다. 대부분의 패턴은 혼자 사는 여성의 집을 쫓아가 성폭행을 하려고 시도한 것이다. 이 사건 이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성폭행에 집중하여 성폭행의 정도가 강간인지 혹은 강제추행인지 정도만 판단하였으나, 그것보다 집에 쫓아왔다는 사실에 더 큰 공포를 느끼게 되면서 이를 범죄 전체로 생각하기 시작하게 된 것이다.
이 범행은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제3조에 따라 주거침입 강간의 죄가 적용된다. 예전에는 뒤의 강간만 메인 쟁점이 되었다면, 이제는 앞의 주거침입 역시 하나의 범죄로 보아 처벌을 하는 것이다. 동 법조항을 살펴보면 주거침입을 범한 자가 강간 또는 강제추행의 범행을 저질렀을 경우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사형이 없다는 점만 빼면 살인과 동일한 무거운 형벌이다.
그렇다면, 위의 사안처럼 집에 들어가지 않아도 주거침입이 되는 것일까?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거침입에 해당한다. 주거침입은 넓은 의미에서 단지 피해자의 주거에 직접 침입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빌라의 내부에 들어가는 경우 역시 주거침입의 죄로 처벌이 가능하기에 피해 여성을 따라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쫓아갔다거나 혹은 빌라 안까지 들어갔다면 법리적으로 볼 때 위요지에 대한 침입이 인정되어 주거침입의 죄책을 물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점에서 법리적인 다툼이 충분히 있을 수 있으나 오늘은 기존의 사건에 대한 평가만을 하는 것이다.
최근 사회가 성범죄에 대해서 더 엄격한 처벌을 요구하는 만큼 적용법조에 대한 해석 역시 더 엄격해지고 세분화되어 가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적용되어서도 안 되는 조항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는바, 더 정확하고 구체적인 법리 검토가 반드시 필요하다 할 것이다. 자신이 행한 범죄에 대해서 처벌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자신이 저지르지 않은 범죄에 대해서까지 처벌을 받아야 하는 것 역시 정의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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