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의 입증 어려운 무고죄, 변호사와 상담해야
합의 하에 이루어진 성관계를 강간으로 거짓 신고한 여성이 ‘무고죄’로 기소되었으나 법원이 이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2017년 인터넷으로 알게 된 남성과 여행을 가게 된 여성 A씨는 성관계 후 남성이 잠적하자 허위로 강간 신고를 진행했다. 검찰은 남성의 강간 혐의에 대해 불기소 처분을 했고 A씨는 무고죄로 재판을 받게 되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남성의 성폭행 혐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는 사실만 가지고 무고 혐의를 직접적으로 입증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A씨의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무고죄는 남을 징계 혹은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나 공무원에 대해 허위사실을 신고하는 죄를 말한다. 무고죄가 인정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5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나 현실에서는 무고죄의 인정이 까다로운 데다가 실제 형량도 높지 않아 무고죄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2007년 3,274건에 불과했던 무고죄는 2016년 5,560건에 이르렀다. 발생건수가 증가한 것에 비해 기소율은 2007년 47.4%에서 2016년 31.2%로 하락했다. 무고죄의 발생건수에 비해 기소율이 낮은 이유는 혐의를 입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앞서 소개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억울하게 고소, 고발을 당한 형사사건에서 무혐의나 무죄선고를 받는다고 해서 곧바로 상대방의 무고죄가 성립하는 것이 아니다.
유앤파트너스 전형환 경찰출신변호사는 “무고죄의 핵심은 허위사실의 신고와 고의성이다. 허위사실의 신고란 신고 사실이 객관적 사실에 반한다는 것을 인식한 후 신고하는 것을 의미하며, 고의성이란 고소를 한 상대방이 허위사실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고의적으로 법적 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를 진행했을 때에 인정된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경찰의 조사 결과 고소사실의 진실성을 인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신고자가 이를 진실로 믿고 신고를 진행한 것이라면 무고죄의 성립이 불가능하다. 또한 법원은 피해자가 정황을 다소 과장하거나 허위로 진술한 부분이 있더라도 범죄 사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거나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른 것일 경우에는 무고죄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유앤파트너스 전형환 변호사는 “억울한 형사범죄의 누명을 쓰게 되면 판결이 나기도 전부터 사회적으로 매장되며, 무죄나 무혐의로 판명되더라도 회생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기 위해 무고죄로 역고소를 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실제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에 사전에 법률 전문가와 사실관계를 검토하는 등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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