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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상해, 쟁점은 ‘위험한 물건’ 판단 여부
술집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처통을 집어 던진 30대가 특수상해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30대 A씨는 지난 해 한 술집에서 아무런 이유 없이 얼음물로 가득 찬 피처통을 집어 던져 B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되었다. 피처통은 술이나 물을 담는 플라스틱 용기로 이를 맞은 B씨는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 A씨는 플라스틱으로 된 피처통은 위험한 물건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상해 혐의만을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수상해는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사람에게 상해를 입히는 범죄를 말한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주로 고의로 타인의 신체를 상해할 때 성립하는 상해죄가 가중처벌되는 것이 특수상해죄다. 위험한 물건으로 타인의 신체라 생명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면 이에 해당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유앤파트너스 최혜윤 검사출신 변호사는 “어떤 물건이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물건의 본래 목적뿐 아니라 재질, 사용된 경위 등 구체적인 사안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일상적인 용도의 물건이라도 사회통념에 비추어봤을 때 그 물건을 사용했을 경우 상대방이나 제3자가 생명이나 신체에 위험을 느낄 수 있다면 위험한 물건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재판부는 일상에서 쓰이는 1700ml 피처통일지라도 얼음물이 가득 찬 상태로 사람에게 던진다면 충분히 생명이나 신체의 위험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또한 A씨가 120kg이 넘는 거구의 체격으로 피처통에 힘을 실어 던졌고, 피처통으로 인해 테이블 위에 맥주잔이 깨진 사실 등을 종합했을 때 A씨에게 특수상해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다.
하지만 이번 판례를 통해 피처통이 무조건 위험한 물건이라고 인식하는 것은 곤란하다. 같은 물건이라고 해도 상해를 입히는 과정에서 어떻게 쓰였는가 하는 구체적 정황에 따라 판단이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다.
최혜윤 변호사에 따르면 과거 농약을 먹이기 위해 당구 큐대로 사람을 폭행한 사건에서는 당구 큐대가 위험한 물건으로 분류되었지만, 당구 큐대를 이용해 피해자의 머리를 가볍게 3-4번 때린 사건에서는 위험한 물건으로 인정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 변호사는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상해와 특수상해로 나뉘게 된다. 특수상해는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혐의가 인정될 경우 중형을 선고 받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특수상해 혐의를 다투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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